[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한국형 가상화폐 루나·테라를 만든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한국 조사 당국과 접촉한 적 없다면서 귀국 여부를 확정 짓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달 이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압수수색에 나서고 권 대표의 입국 시 통보 조치를 취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권 대표는 이날 공개된 가상화폐 전문 미디어 코이니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국으로 귀국할 계획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현재 싱가포르에 머물며 이곳에 있는 사무실에서 인터뷰한 권 대표는 "그들(한국 조사 당국)은 우리에 대해 그 어떠한 것도 기소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5월 루나 폭락과 테라 디페깅(스테이블코인이 1달러에 유지되지 않는 상태)으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은 권 대표와 신현성 공동창업자 등을 검찰에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이후 지난 6월 검찰은 서울지방국세청에서 권 대표의 탈세 의혹을 뒷받침할 세무 자료를 확보한 데 이어 지난달 20일 검찰은 루나·테라 거래내역을 확보하고자 업비트, 빗썸, 코인원 등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같은 달 권 대표에 대해 입국 시 통보 조치를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대표는 인터뷰에서 때가 되면 조사 당국에 협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앞으로 할 것은 그저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들을 내놓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완전히 정직하게 임할 것이며 그로 인한 결과가 어떻든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로 징역형을 받게 돼 수감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인생은 길다"라고 답했다. 루나·테라 폭락사태를 앞두고 싱가포르로 이동한 것에 대해서는 가족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루나·테라 폭락 사태와 관련해 "만약 실패한다면 내게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을 지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면서 테라 생태계가 1000억 달러(약 131조2000억 원) 규모에 달하며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것이 자신의 믿음을 정당화하는 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자신의 이러한 믿음이 "상당히 비이성적으로 보인다"라고 인정했다.
권 대표는 다단계 금융사기(폰지 사기) 의혹에 대해 초기 투자자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부인했다. 투자자들은 테라폼랩스가 테라를 예치하면 연 20%의 이자를 지급한다고 홍보한 것을 두고 폰지 사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권 대표는 자신의 손실을 수량화할 수 없다면서도 "무한한 하락(down infinite)"이라고 강조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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