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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재고 이상급증]원자재 호재 끝났다…가격 낮추는 철강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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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재 유통가 최대 26% 하락
금리 인상·글로벌 경기 위축 우려에
철강價 내리막…철광석도 4개월만 32% 하락
원자재 수혜받던 철강사들 실적 추정도 ↓

[편집자주]'산업의 쌀'로 불리는 철강 제품의 재고가 쌓이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해 전방 산업의 수요가 급감하면서 철강 제품이 팔리지 않고 있어서다. 재고는 고스란히 철강업체에 경영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상승곡선을 그렸던 철광석 가격이 하락 반전하고 있는 시점과 맞물리면서 하반기 철강업체들의 실적 부진을 가져올 위험 요인으로 떠올랐다. 주요 업체들은 생산량을 조절하거나 제품 가격을 낮추면서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수요가 다시 살아나지 않을 경우 불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철강업계 이상 재고 폭등의 원인과 대책을 조망해본다.

[철강재고 이상급증]원자재 호재 끝났다…가격 낮추는 철강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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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3개월전 철값은 금(金)값으로 통했다. 철강사들은 철광석과 연료탄 가격 등 원자재 급등 속에서 수혜를 입기도 했다. 가격 인상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과 한 분기만에 글로벌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가 산업계를 덮치면서 상황은 반전되고 있다. 당장 철강 수요 위축 우려에 재고가 쌓이고 철강사들은 유통제품 가격을 줄줄이 인하하고 있다.


1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이달 기준 국내 열연강판 유통가격은 t당 102만원을 기록했다. 불과 3개월 전인 5월에는 t당 138만원 수준이었다. 약 26.1%가량 가격이 내려간 것이다. 열연강판은 쇳물을 가공해서 만든 직사각형 모양의 슬래브를 고온으로 가열해 누르고 늘여서 얇게 만든 것이다. 자동차, 가전제품, 건축자재, 강관 등에 두루두루 쓰여 기초 철강재 역할을 한다.

건설자재로 많이 쓰이는 철근(봉강)과 H형강 가격도 떨어지고 있다. 철근(10㎜ 기준) 가격은 t당 5월 111만원 수준에서 지속적으로 가격이 떨어져 이달 92만5000원 수준을 보였다. 3개월 만에 16.7% 떨어진 것이다. H형강 유통가격도 5월 t당 140만원에서 3개월 내내 떨어져 8월에는 123만원으로 12.1% 하락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철강재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억눌렸던 경제활동과 수요가 크게 올랐다. 철강재가 많이 쓰이는 자동차·조선·가전제품이 호황을 맞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금리 인상과 각국의 긴축 정책이 본격화하면서 철강 수요도 위축되고 있다.


제철소 공장 외부에 출하하지 못한 제품이 쌓여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제철소 공장 외부에 출하하지 못한 제품이 쌓여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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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경기 위축 신호는 세계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세계 제철 생산량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중국 제철소들도 하반기 생산을 더욱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의 생산제한 방침에 따라 올해 상반기에도 연간 감산 목표를 달성한 바 있다. 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발레'도 이달 들어 올해 철광석 생산 전망치를 3억2000만~3억3500만t에서 3억1000만~3억2000만t으로 하향 조정했다.

철강재 가격을 상승 견인한 철광석 가격도 떨어졌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북중국(CFR) 철광석 가격은 올해 4월 t당 160.2달러(약 21만182원) 수준에서 이달 12일 기준 t당 108.85달러(약 14만2811원)로 내렸다. 넉달 사이에 32%나 떨어진 것이다. 지난해부터 실적 랠리를 이어오던 철강업계가 올해 하반기에는 '피크아웃(고점 통과 후 하락세)' 우려에 놓이게 된 것이다.


여기에 인플레이션으로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을 필두로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이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투자와 경제활동이 전반적으로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수요 둔호에 제품 가격은 못 올리는 상황이지만 고환율 기조는 지속되면서 철광석·연료탄 등 해외에서 수입하는 원자재들의 비용 부담은 갈수록 커지는 형국이다.


경기 불황은 올해 하반기 주요 철강업체들의 실적 부진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포스코홀딩스의 3분기와 4분기 영업이익(연결 기준)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7.1%, 28%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제철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각각 33.4%, 25.9%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철강사들은 올 하반기 자동차 강판 가격 협상을 양보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하반기 자동차 강판 가격을 올릴 방침이다. 포스코는 2분기 콘퍼런스콜을 통해 "하반기 국내 자동차사에 대한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밝혔고 현대제철 역시 "상반기 원자재 가격 인상을 반영해 자동차 강판 가격 인상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강판은 다른 철강재보다 가격 인상 폭이 적었다. 자동차 강판 가격은 지난해 상반기와 하반기, 올해 상반기에 걸쳐 각각 t당 5만원, 12만원, 15만원 상승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조선용 후판 가격은 각각 t당 10만원, 40만원, 10만원 인상됐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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