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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경영연구소장 "금융혁신은 부동산·車·헬스케어에서 이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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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연구소장에게 듣는 금융혁신]

한동환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장 인터뷰

한동환 KB경영연구소 소장./윤동주 기자 doso7@

한동환 KB경영연구소 소장./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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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환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장은 지난 11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금융사의 혁신은 금융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분야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자동차, 헬스케어 시장이 대표적이다. 15% 자회사 투자 제한 규제가 풀리면 KB금융지주도 이들 분야에서 유망한 회사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원회가 추진하는 금융 혁신에 대해 한 소장은 빅테크의 금융 중개 플랫폼 독점을 초래할 수 있다는 걱정도 했다. 은행 앱에서 타 은행 계좌 조회, 이체까지 가능한 오픈뱅킹에 이어 금융위가 오픈뱅킹을 보험 등 금융서비스 전체로 확대하는 오픈파이낸스에 대해 그는 "빅테크들이 규제를 피해 쉽게 금융 영역에 들어오는 걸로 악용될 수 있다"고 했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금융상품 중개서비스 도입에 대해서도 "네이버나 카카오가 뛰어들면 은행이 빅테크에 종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상자산 시장과 관련해선 "신뢰도가 높은 은행 등 금융 플랫폼을 활용을 하면 (가상자산 투자) 고객 보호가 될 것"이라며 "가상자산은 미국 규제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각사별 1호 인수가 금융지주의 혁신 방향 말해줄 것"

금융혁신은 은행이 가장 잘 하는 인접분야에서 이뤄져야

-금산분리가 완화되면 15%로 막힌 자회사 투자 제한이 풀릴 텐데 KB금융지주에서 관심 가지는 인수대상은.


▲1호로 인수하는 곳이 각 금융회사의 철학이나 전략 방향을 살펴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이다. JP모건을 보면 페이먼트 회사나 자산관리 회사를 인수했다. JP모건이 직접 차릴 수도 있지만 만들자니 복잡한 것을 손쉽게 인수하자는 차원이다. KB금융지주에는 이미 KB부동산이 있다. 부동산 시세도 나오고 금융에 인접한 플랫폼이다. 부동산은 집 수리 같은 것을 포함해 금융과 관련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그런 것들을 살펴볼 가능성이 있다.

금융이 빅테크를 닮으려고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 KB는 금융서비스가 필요한 사람들을 타깃으로 삼아야 한다. 금융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것을 찾고 있는데 그게 '공간'이다. 인간에게 고정된 공간은 부동산이고, 이동하는 공간은 모빌리티다. KB캐피탈에서 중고차 플랫폼 '차차차' 만들었는데 이런 모빌리티 분야도 확장할 수 있다.


그 다음이 신뢰가 중요한 헬스케어다.고액자산가들은 우리 PB(Private Banking)들에게 병원 정보까지 물어본다. PB를 믿으니까 그런 질문까지 하는거다. 현재 KB손해보험에서 자회사 KB헬스케어를 세웠다. 본격 출시전이지만 '오케어'라는 앱을 만들어서 인큐베이팅 중이다. 내 식단에 대해 상담해주며 건강상태를 진단해주고 병원까지 연결해 준다. 앞으로 약을 만들거나 치료법을 만든 회사들을 인수하거나 협업하면 굉장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


한동환 KB경영연구소 소장./윤동주 기자 doso7@

한동환 KB경영연구소 소장./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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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분야의 요구사항 중 하나가 신탁가능재산을 늘리는 거다. 종합재산관리 서비스를 허락해 달라는 게 핵심인데.


▲펀드처럼 여러 사람들의 재산을 한꺼번에 모아서 관리하는 불특정 금전신탁은 없어진 지 오래다. 지금은 고객으로부터 예탁받은 자금을 고객이 지정한 운용방법과 조건에 따라 운용하는 특정금전신탁밖에 없다. 은행들이 요구하는 건 지금은 각각 맡겨야 하는 신탁 재산을, 한꺼번에 묶어서 맡길 수 있도록 하자는 거다. 금전·증권·동산·부동산·전세권까지 가진 재산을 다 묶어서 맡기면 금융회사가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수수료 수익도 얻는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도 편하다. 나이 드신 부모님이 전 재산을 은행에 맡겨 놨다가 사후에 미리 지정한 사람에게 재산의 수익권을 승계하는 유언대용신탁 같은 종합재산관리 서비스가 활성화 될 수 있다.


-은행들이 가상자산 시장에도 관심이 많다.


▲지금은 코인시장이 투기판이다. 가상자산 거래소에 맡기기엔 너무 위험하다. 돈은 거래소가 다 벌고 개인들은 손실을 입었다. 소비자 보호가 전혀 안 이뤄졌다. 증권거래소만 봐도 굉장히 많이 규제를 받고 있다. 이미 견제를 많이 받고 있는 금융 플랫폼을 가상자산 거래에 활용을 하면 훨씬 더 고객 보호가 될 거고, 좋은 디지털 자산들이 시장에 나올 거라고 본다. 이미 국민은행은 디지털자산 종합관리기업인 '한국디지털에셋(KODA)'에 지분을 투자했다. 코인 발행은 증권을 발행하는 것과 똑같은 절차를 밟아야 한다. 발행 단계에 적용하는 규제는 미국을 벤치마킹 할 필요가 있다. 신뢰도가 높은 금융회사들이 뛰어들면 윈윈할 수 있다.


-디지털유니버셜뱅크가 가져올 변화는.


토스처럼 은행 앱에만 들어가면 뱅크나 증권까지 되도록, 국민은행은 물론 보험·카드·부동산·자동차·증권 같은 계열사 앱까지 한번에 넘나들도록 하는 게 디지털유니버셜뱅크다. 고객들이 편하게 다른 영역에 오갈 수 있도록 유저인터페이스(UI) 설계를 잘해야 하는 게 핵심이다. 또 하나 필요한 건 계열사 간 정보 공유다. 옛날에 카드 사태 때 터진 정보 유출 사건 때문에 지금까지 공유가 안 되도록 막아놨다. 앞으로 고객에게 계열사 정보들을 통합해 맞춤형 상품 추천을 하려면 풀어줘야 할 규제다. 이런 문제가 해결돼야 하나의 앱에 계열사 서비스들을 다 넣는 게 의미가 있다. 지금은 업권별로 규제가 강해서 손질이 많이 필요한 상태다.



-금융당국이 금융혁신으로 '오픈파이낸스'를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데.


▲오픈파이낸스는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빅테크들이 규제를 피해 쉽게 금융 영역에 들어오는 걸로 악용될 수 있다. 빅테크들이 수혜 기대감을 활용해 손쉽게 상장한 다음, 윗사람들이 자기 주식은 팔고 시가총액은 작년에 비해 절반으로 떨어진 것만 봐도 앞으로 빅테크가 어떻게 할지 알 수 있다. 오픈파이낸스가 고객한테 의미 있으려면 고객 보호의 대책이 가장 중요하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적용이 중요한 인프라라고 생각한다. 안 그러면 빅테크만 돈 벌고 은행들 핵심 데이터만 가져갈 것이다.

한동환 KB경영연구소 소장./윤동주 기자 doso7@

한동환 KB경영연구소 소장./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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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금융상품 중개서비스 도입을 검토하고 있어 은행이 긴장하고 있다.


▲그런 플랫폼이 나오면 예금 금리가 오를 거란 기대가 있지만 예금 금리가 오르면 대출 금리도 올라가게 돼 있다. 국민들이 기대하는 효과는 크게 못 내면서, 네이버나 카카오가 중개 플랫폼을 독점하게 될 거고, 사업자와 소비자 양쪽에서 수수료를 받아 장사를 할 거다. 이렇게 되면 은행들도 결국 플랫폼 회사에 종속될 수 밖에 없다. 금융이 발달한 싱가포르나 일본은 빅테크가 없다. 한국에서는 빅테크가 금융에 미치는 영향을 고민하지 않으면 다른 나라가 겪지 않을 일을 겪게 된다. 일본이 작년 말에 민간에 금융 중개 플랫폼을 열어줬지만 규제가 까다롭기 때문에 은행 일을 도와주던 틈새업체(핀테크)들이 경험을 살려 등록만 한 상태다. 한국처럼 국민 대다수가 사용하는 플랫폼에게 금융 중개 플랫폼이 되는 길을 열어준 사례는 해외에서 찾아 볼 수 없다. 빅테크와 핀테크는 엄연히 달라 구별을 해야 한다. 핀테크를 위해 규제를 푼 덕을 빅테크가 다 보고 있다.



대담 = 정재형 금융부장

정리 = 심나영 기자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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