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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스기고]급성장한 중국의 군사력 어디에서 왔나

최종수정 2022.09.26 15:08 기사입력 2022.08.14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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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3사관학교 경영학과 김호성 교수]지난 2일, 중국은 낸시 펠로시(Nancy Pelosi)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였다. 이로 인해 말레이시아에서 대만에 이르는 방문단 비행경로는 남중국해를 가로지르는 대신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영공으로 우회해야 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미국은 로널드 레이건호 항모전단을 대만 동부 해역에 배치하는 등 다양한 군사적 옵션을 준비해야만 했다.


미군의 움직임에 대응해 중국은 중국 항공모함 전력 전부인 랴오닝함(???)과 산둥함(山??)을 대만 주변으로 기동시켰다. 여기에 더해 전투기 21대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펠로시 의장의 이번 아시아 방문으로 미국과 중국 간 일촉즉발의 군사적 대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홍콩 명보는 "미국과 중국이 한국전쟁 이후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 같은 중국의 초강경 대응을 보고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언제부터 중국의 군사력이 미군에 대해 이 같은 자신감을 보였던가? 사실, 현재 중국 군사력의 모습은 지금으로부터 약 20년전인 21세기 초입부터 급격하게 이루어진 결과이다. 지금과 같은 중국의 국방력에 대한 확신은 짧은 기간이지만 그동안의 ‘국방 혁신’의 결실이다.

21세기 초입만 해도 중국의 국방력은 미국과 비교하면 형편없는 수준이었다. 2000년에 미 국방부가 의회에 제출한 연례 보고서에서 중국 인민해방군은 “규모면에서는 상당하지만 재래식 군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기술하였다. 이 보고서는 중국 군대가 조직적 장애물이 너무 심각하여 해결되지 않으면 세계적 수준의 군대로 성숙하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결론적으로 당시 상태의 군대는 중국 공산당의 장기적인 야망에 부적합한 것이었다. 병력 구조, 전투 능력, 재래식 미사일, 정보 및 사이버 능력, 우주 능력 등 어느 하나 성한 부분이 없는 듯 보였다. 방위산업도 구식 무기를 고품질 무기체계로 전환하기에는 기술적 한계가 있었다. 더 큰 문제는 현대식 무기를 생산하거나 획득할 수 있다고 해도 이를 효과적으로 운용하는 데 필요한 조직과 능력이 부족했다.


21세기에 들어와 중국은 대만의 비상사태에 대한 지속적인 강조를 넘어 다양한 안보 목표를 해결하기 위해 인민해방군의 현대화에 투자하고 개혁해 왔다. 지상, 공중, 해상뿐만 아니라 우주, 대우주, 전자전 및 사이버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모든 전쟁 영역에 걸쳐 현대화하려고 했다. 그 결과 함정, 탄도 및 순항미사일, 통합 방공 시스템 등을 포함한 여러 군사 현대화 분야에서 이미 미국과 동등하거나 심지어 능가하기까지 했다. 2015년 말,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실질적인 군 구조 개혁도 발표했다. 개혁은 미군을 경쟁상대로 합동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더 날렵하고 치명적인 군대를 만들기 위해 고안됐다.


개혁 중점은 지휘 책임을 명확히 하고 합동 작전을 위해 각 군을 통합하여 평시에서 전시로 전환을 촉진하는 것이었다. 현재도 합동 작전, 정보의 통합, 신속한 의사결정이 현대전에서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근거리 및 원거리 전장에서 복잡한 합동 작전을 지휘할 수 있는 능력을 현대화하는 데 계속 높은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여기에 더해 정규군과 준군사 및 민병대와 군의 상호 운용성과 통합을 강조할 뿐만 아니라 핵 능력을 현대화하고 다양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가장 최근에 발표한 2019년 국방백서에서 중국이 미국과 장기적인 군사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인민해방군은 여전히 세계 최고의 군대에 뒤떨어져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백서는 인민해방군이 국가적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군 현대화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기술한다. 이러한 추세로 볼 때 중국의 국방력에 대한 투자는 지속될 것이다. 2020년 기준 중국 국방 예산은 20년 이상 국방비 증가를 이어가며 미국 다음으로 세계 2위의 군사비 지출국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0년과 비교해 본다면 거의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중국은 경제 데이터와 성장 전망을 기반으로 향후 5년에서 10년 정도는 국방 지출의 지속적인 성장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방산 산업도 지난 20년 동안 큰 변화를 겪었으며 그로 인해 그 기반이 변화했다. 방위산업 개혁의 핵심은 미래 군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최첨단 기술을 제공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위산업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중국 방위산업은 역사상 기록적인 매출과 이익을 누리고 있다. 지상, 우주, 전자, 항공 부문이 가장 수익성이 높은 분야였고 조선 산업은 글로벌 조선업의 심각한 침체로 어려움을 겪었다. 오늘날 방위산업은 중앙 계획 시대의 만성적 손실을 주었던 산업에서 내부의 전력 현대화와 세계적 군비 증강 분위기와 맞물리면서 수익성이 매우 높다. 이제는 세계 최고의 방위산업 강국의 대열에 합류하기 위한 다음 단계에 착수하고 있다. 방위산업 기반의 확장은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 속에서도 긍정적이다. 높은 수준의 국방 예산 증가는 이러한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중국이 단기간에 이룬 국방 혁신의 원천은 무엇이라고 봐야 할까? 필자는 ‘전략적 목표’와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중국은 국방력 건설에 있어 핵심적 이정표가 존재한다. 시 주석은 ‘공산당 100주년’인 2021년과 ‘건국 100주년’인 2049년을 상징적으로 부각시켜 왔다. 그는 이 2가지 중요한 100주년 이정표와 연결시켜 국가 부흥을 달성하기 위한 광범위한 군 현대화 계획을 제시했다. 두 기념일 사이의 긴 간격을 메우기 위해 시 주석은 2035년 잠정 목표를 추가했다. 현재의 군사력은 2021년 이정표에 따라 추진된 결과이다. 목표에 따라 2020년 말까지 인민해방군의 기계화와 정보화 군사 목표는 거의 완성된 것으로 보인다. 향후에도 2035년까지 군 현대화를 ‘기본적으로 완료’하고 2049년까지 ‘세계 수준의 군대로 전환’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중국 지도자들은 중국을 ‘현대 사회주의 대국’으로 부흥시키기 위한 전략의 필수 요소로서 2049년 말까지 인민해방군을 세계 수준의 군대로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임을 강조한다. 여기에 더해 2020년에는 2027년 이정표인 ‘지능화’를 추가했다. 이 목표는 2020년 말까지 인민해방군의 기계화를 전반적으로 완성하고 정보화를 향한 중대한 진전을 달성하는 목표에 추가되는 개념이다. 지능화는 모든 수준의 전쟁에서 인공지능과 첨단 기술의 확장된 사용으로 정의되며 인공지능, 기계 학습 등과 같은 기술 개발일 가능성이 크다. 2019년 국방백서에서도 정보화 전쟁에 대한 대비와 함께 지능화 전쟁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시사했다. 이러한 발전이 실현이 된다면 대만과의 우발 상황을 포함하여 다양한 군사적 활동에서 중국에 보다 신뢰할 수 있는 군사적 옵션이 제공된다고 볼 수 있다. 인민해방군의 ‘전략적 목표’에 더해 시 주석의 적극적인 ‘리더십 지원’은 오랫동안 국방 및 방위산업에 존재했던 관료적 장벽을 허물었고 개혁을 촉진하는 핵심이었다고 보여진다.


최근 중국 군사력에 대한 관심도가 어느 때보다 뜨거워지고 있다. 올해 6월 말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NATO) 정상회의에서도 이러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제이크 설리번(Jake Sullivan)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NATO 정상회의에서 채택될 새 전략개념이 중국이 야기하는 위협에 대해 전례 없는 방식으로 언급할 것이다”고 말할 정도였다. 중국이 단기간 세계적 주목을 받을 정도의 군사력을 가지게 된 혁신의 원천인 ‘전략적 목표’와 ‘리더십’은 우리나라 국방력 건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며 좋은 인사이트를 주는 사례이다.


글을 마치면서 고故 이건희 회장이 삼성을 일류 기업으로 만들 수 있었던 핵심 원천은 무엇이었나 생각해 보았다. 그 속에도 동일한 원리, 즉 ‘전략적 목표’와 이 회장의 ‘리더십’의 적절한 조합이 핵심이 아니었을까. 실제 이 회장의 리더십은 삼성이 세계 일류가 되기 위한 ‘품질확보’라는 전략적 목표를 강조했다고 한다. 1995년 구미사업장에서 이 회장이 거행한 휴대폰 15만대(500억원 가치) 화형식은 삼성의 ‘전략적 목표’와 이 회장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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