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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전쟁' 시대의 서막…한국의 무기는?[과학을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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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전쟁' 시대의 서막…한국의 무기는?[과학을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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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퀴즈 하나. 스마트폰·인터넷이 필수인 현대 사회를 마비시키는 가장 단순하고 효과적이며 ‘평화적’인 방법은 뭘까? 위성을 파괴·해킹, 고장내는 것이다. 단숨에 위성항법시스템과 위성 통신이 마비돼 내비게이션이 필요한 모든 서비스와 초고속·국제 위성 통신망이 불통된다.


특히 5·6G 등 초고속 통신망과 무인자율 운전·비행체, 도심항공교통(UAM) 등 ‘위성’이 필수적인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최첨단 기술들은 일제히 무용지물이 된다. 미사일 조기 경보·비밀 통신·감청·감시 등을 목적으로 한 군사 위성들이 파괴되거나 해킹될 경우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일반적 지구 관측 임무를 수행하는 상업용 위성들도 큰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 된다. 게다가 현재 기술 수준에서 위성을 파괴하거나 고장나게 만들더라도 거의 모든 국가들이 원인 파악·범인 검거가 불가능해 ‘완전 범죄’가 가능하다. 직접적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는다. 어찌 보면 ‘가장 평화로운’ 전쟁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런 만큼 우주 강국들 사이에 우주는 이미 ‘전쟁터’가 돼 있다. 지난 4일 중국 고비사막의 주취안 우주센터. 임무와 성능 모두 비밀에 싸인 우주선 한 척이 창정2F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전문가들은 이 우주선이 중국이 개발 중인 ‘작전용 무인 우주비행체’로 보고 있다. 지구 저궤도·고궤도를 오가며 적국의 위성을 감시하고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사실상의 ‘우주 전투기’다. 중국의 ‘우주 굴기’의 정점을 찍는 대외적 상징이 내년에 완성될 ‘톈궁’ 우주정거장이라면 이 우주선은 이를 수호할 비밀 병기인 셈이다.


기존 우주 최강국인 미국도 일찌감치 2010년부터 X-37B라는 소형 무인자율 비행 우주왕복선을 개발해 ‘작전 중’이기도 하다. X-37B 우주선은 2010년 취역 후 5번의 비밀 임무를 수행했다. 현재도 2020년 5월17일 6번째 발사 후 800일이 넘게 궤도에 체류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5월 발표된 시큐어 월드 재단(Secure World Foundation)의 보고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X-37B를 ‘비밀 공격 무기’로 간주하고 있다고 적시했다.


미·중의 이 같은 ‘작전용 우주비행체’ 개발은 지표 발사형, 위성 궤도형, 지향성 에너지(레이저)·전자파 발사형 등 기존 대위성무기 체계를 초월한다. 아직까지 어느 국가도 공식화시킨 바가 없는 상황이다. 이 밖에 러시아가 지난해 11월 대위성 요격미사일로 실제 위성을 파괴하는 실험에 성공하는 등 추격 중이다. 유럽이나 일본, 심지어 북한도 우주쓰레기 제거 명목 또는 전파 방해 등 위성 공격 수단을 개발 중이거나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주쓰레기 추락, 소행성 등 우주에서의 비군사적 위협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공군이 올해 전력화한 전자광학위성감시체계, 한국천문연구원이 2015년부터 운영 중인 우주물체감시네트워크(OWL-Net)로 일단 대우주 감시 체계는 갖춰 놓은 상태다. 만약 현재 우리나라 위성에 대한 적대적 행위가 발생할 경우 대응은커녕 원인 파악조차 불가능하다. 지난해 12월 아리랑 3호 위성이 우주쓰레기를 감지해 회피 기동을 한 것은 미국의 경보 덕분이었다. 우리나라는 이제 막 발사체(누리호) 보유국이 됐고 달 탐사를 위한 ‘다누리’를 발사했다.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등 10년 내 100여개의 위성을 발사할 예정이다. 다양한 우주에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적극적·선제적 연구개발과 투자가 필요하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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