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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피시간 충분했지만, 그는 마지막까지 환자 지켰다…"내일이 아버지 팔순" 유족 오열

최종수정 2022.08.06 13:11 기사입력 2022.08.05 21:39

이천 병원 간호사, 환자들 먼저 대피시키려다 변 당해
유족 "성격상 어르신들 챙기느라 제때 대피하지 못했을 것"

경기도 이천시 관고동의 한 병원 건물에서 불이 났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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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군찬 인턴기자] 경기 이천시 화재 참사로 다수의 사망자와 부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10년 넘게 병원에서 근무하던 간호사가 환자들을 먼저 대피시키려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경기 이천시에서 투석 전문 병원 등이 소재한 4층짜리 건물에서 불이 나 5명이 숨지고 42명이 부상을 입었다.

화재 당시 비상벨 등 건물 내 소방설비는 정상 작동했다. 건물 최상층인 4층 병원에 투석 중이던 환자가 다수 있어 화재 규모에 비해 인명피해가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10년 넘게 병원에서 근무하던 간호사 A씨(50)가 목숨을 잃었다.


소방당국은 A씨가 대피할 시간이 충분했음에도 환자들을 먼저 대피시키기 위한 조치를 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소방대원들이 건물에 진입했을 당시 간호사들은 환자들 팔목에 연결된 투석기 관을 가위로 자르고 환자들을 대피시키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투석기 관은 작동 도중 빠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도 많아 대피 시간이 더 소요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재구 이천소방서장은 "대피할 시간은 충분했던 상황으로 보여 숨진 간호사는 끝까지 환자들 옆에 남아있다가 돌아가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5일 오후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장례식장 유족 대기실에 있던 A씨 가족은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A씨 남편은 "내일이 장인어른 팔순이라서 (아내와 함께) 찾아뵙고 인사드리려고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아내는 '막노동'으로 불릴 정도로 고된 투석 병원 일도 오랜 기간 성실히 해내던 사람"이라며 "병원에서도 '고참 간호사'로 통해 나름의 사명감을 갖고 일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평소 환자를 살뜰히 챙기던 성격상 불이 났을 때도 어르신들을 챙기느라 제때 대피하지 못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군복무 중 전날 휴가를 받고 친구 집에서 시간을 보낸 뒤 이날 본가로 오다가 사고 소식을 들었다는 A씨의 아들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는 "오늘 엄마 퇴근하면 같이 안경 맞추러 가기로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번 불은 3층 스크린골프장에서 발생했으나 연기가 위층으로 유입되면서 4층 투석 전문 병원에 있던 환자 4명과 간호사 1명이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숨졌다. 당시 스크린골프장에서는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이날 오전 10시 17분께 발생한 불은 1시간 10여 분 만인 오전 11시 29분께 꺼졌다.


김군찬 인턴기자 kgc60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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