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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로11호 3일 걸린 달 궤도 진입, 다누리호는 왜 4달 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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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거리 더 멀지만 연료 효율 25% 높은 방식 택해

약 3일 만에 달 궤도에 진입한 아폴로11호와 달리, 한국 최초의 달 궤도 탐사선인 다누리호는 4개월에 걸쳐 달에 진입할 예정이다. / 사진=송현도 아시아경제 인턴기자

약 3일 만에 달 궤도에 진입한 아폴로11호와 달리, 한국 최초의 달 궤도 탐사선인 다누리호는 4개월에 걸쳐 달에 진입할 예정이다. / 사진=송현도 아시아경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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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송현도 인턴기자] 한국 최초의 달 궤도선 '다누리호'가 오는 5일 발사될 예정인 가운데, 다누리호의 '달 궤도 진입 시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60년대 발사된 미국의 달 탐사선 '아폴로11호'는 단 3일(75시간) 만에 달 궤도에 진입했는데, 다누리호는 무려 4개월에 걸쳐 궤도에 들어갈 예정이다. 첨단 기술이 집약된 다누리호가 반세기 전 미국 탐사선보다 훨씬 느린 속도로 달 궤도에 진입하는 까닭을 알아봤다.


◆ 달 도착 전 '우주 휴게소' 경유하는 다누리호

다누리호가 달에 도달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이유는 항해궤도에 있다.


다누리호는 'WSB(Weak Stability Boundary·위크 스태빌리티 바운더리)'라고 불리는 궤적을 타고 달 궤도에 진입한다. 사진은 WSB의 항해 경로. / 사진=항우연

다누리호는 'WSB(Weak Stability Boundary·위크 스태빌리티 바운더리)'라고 불리는 궤적을 타고 달 궤도에 진입한다. 사진은 WSB의 항해 경로. / 사진=항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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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로11호는 '직접 전이 궤적', 즉 탐사선을 곧장 달까지 날려 보내는 방식으로 달에 도달했다. 지구와 달이 가장 가까운 시기에 탐사선을 발사하면, 3~5일 안에 달까지 날아갈 수 있다. 다만 이 방식은 탐사선의 추진력에 의존해 비행하기 때문에 연료 소모량이 엄청나다.


반면 다누리호는 'WSB(Weak Stability Boundary·위크 스태빌리티 바운더리)'라 불리는 궤도를 타고 달까지 갈 예정이다. 이 궤도는 지구에서 약 150만km 떨어진 라그랑주 포인트 'EL1'를 거쳐 달 궤도로 진입하는 방식이다. EL1은 지구의 중력과 태양의 중력이 평형 상태를 이루는 곳으로, 탐사선이 연료를 소모하지 않고도 한 장소에 머무를 수 있어 '우주 휴게소'라는 별명이 붙여졌다.

다누리호는 아폴로11호가 달 궤도에 도달하기까지 걸린 거리(34만km)의 약 10배에 달하는 궤적을 그리며 항해하기 때문에 4개월이라는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다.


다누리호, 왜 더 먼 궤도 택했나


본래 다누리호 개발 당시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서 채택한 방식은 WSB 방식이 아닌 '위상 전이 궤적(PLT)' 방식이었다. PLT 방식은 지구를 여러 번 회전한 뒤 그 힘을 이용해 달에 도달하는 방식으로, 20일가량 걸린다. 아폴로11호가 선택했던 직접 전이 궤적 방식보다 연료 소모량은 크지만 발사체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NASA가 개발한 섀도카메라. 다누리호는 이 카메라를 장착하면서 전체 무게가 늘어났다. / 사진=연합뉴스

NASA가 개발한 섀도카메라. 다누리호는 이 카메라를 장착하면서 전체 무게가 늘어났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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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탐사선의 중량이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달 표면의 그림자를 측정하는 영구음역지역 카메라(섀도카메라)를 탑재할 줄 것을 항우연에 요청하면서, 당초 550kg이었던 다누리호의 전체 무게는 678kg로 늘어났다. 탐사선이 무거워지면 그만큼 연료 소모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때문에 항우연은 기존 안보다 더 적은 연료를 소모하면서 더 멀리 날아갈 수 있는 비행 궤도를 찾아야 했고, 그 결과 대안으로 채택된 게 우주 휴게소를 거쳐가는 WSB 방식이다. WSB 방식은 PLT 방식보다 다누리호의 연료 효율을 약 25% 더 증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섀도카메라 탑재, 아르테미스 계획 초석


NASA와 항우연이 4개월 넘게 걸리는 항해궤도를 택하면서까지 '섀도카메라' 탑재에 공을 들인 이유는, 이 카메라가 향후 달 탐사 프로젝트의 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은 오는 2025년까지 유인 탐사선을 달 표면까지 보내는 '아르테미스' 계획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는 한국과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 22개국과 여러 민간 기업이 참여했다.


다누리호에 탑재된 섀도카메라는 달 표면의 음영을 조사해 물의 흔적을 찾을 수 있으며, 또 달 궤도 안착 시 1일 12번·1년 총 4380번 달 주위를 돌면서 유용한 정보를 NASA에 전송할 예정이다. 다누리호가 아폴로 계획 후 약 반세기 만에 이뤄지는 달 탐사 계획의 '선발대'로 활약하는 셈이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송현도 인턴기자 dos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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