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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4억, 하위 1500만원…'93배 자산 격차' 제주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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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의 모습.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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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코로나19 이후 제주도 내 가계 자산 불평등 수준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실물 자산 보유와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 등의 여파가 격차를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제주지역 가계 순자산 규모 및 자산 격차 현황'에 따르면 2021년 3월 기준 도내 가계의 평균 순자산은 4억9153만원이다. 순자산은 전체 자산에서 부채를 제외한 것이다. 전국 시·도별로 비교하면 서울(6억9350만원)을 제외하고 가장 높다.

특히 제주지역 순자산의 연평균 증가율은 2015년 3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11.3%를 기록해 전국 수준(6.4%)을 크게 넘어섰다. 이는 제2공항 건설 기대와 제주 이주 열풍 등으로 부동산 가격이 꾸준히 오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연령별 순자산을 따졌을 땐 가구주가 50대인 가구가 6억1183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직업별로는 자영업자의 가구가 7억7407만원으로 가장 많은 수준을 보였다.


하지만 상·하위 간 자산 격차가 매우 컸다. 분위별로 보면 제주지역 4분위(상위 25%) 가계의 평균 순자산은 14억1128만원으로, 1분위(하위 25%) 가계 평균인 1512만원의 93배에 달했다.

이 같은 자산 불평등은 전국 수준을 웃돌았다. 전체 순자산에서 상위 25% 그룹이 차지하는 순자산 비중은 74.4%로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게 나타났다. 상위 10%가 보유한 자산이 하위 40%보다 얼마나 많은지를 나타내는 팔마비율(Palma ratio)도 14.4배로 전국 평균인 11.2배보다 높았다.


또한 제주지역 가계의 순자산 지니계수(GE)는 0.63으로, 서울(0.64) 다음으로 높았다. 지니계수는 빈부격차와 계층 간 소득의 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다. 0부터 1까지 수치로 표현하며, 값이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행은 이러한 제주지역의 자산불평등이 실물자산을 중심으로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실물자산은 토지나 건물, 기계, 원료 등과 같이 형체가 있는 자산을 말한다. 실제로 제주지역 가계가 보유한 실물자산 비중은 84.4%로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높고 전국 평균(77.5%)을 7%포인트 웃돌았다.


특히 아파트 매매 가격 편차가 자산불평등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5년 3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아파트 매매가격 편차가 큰 폭으로 확대됐다. 또한 같은 기간 아파트 매매 가격 상위 20%와 하위 20%의 격차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도 2019년 3월 4.4배에서 꾸준히 올라 지난해 3월에는 5.0배까지 상승했다.


이와 더불어 이러한 자산불평등이 청년세대로 대물림 되고 있다고 한국은행은 진단했다. 2030 청년세대 가구 간 자산 불평등이 확대된 데에는 소득 측면보다 물려 받은 재산 차이가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상속세와 증여세의 꾸준한 증가 추이는 이러한 세대 간 자산 이전 양상을 반증한다.


이처럼 높은 자산 불평등 수준을 두고 경제적 비용과 더불어 사회적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제주의 성장 잠재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한국은행은 부동산 가격 안정 노력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청년과 무주택자 등 자산 취약계층을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수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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