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미국의 1,2위 석유 기업인 엑손모빌과 셰브론이 고유가로 역대 최고의 '실적 잔치'를 벌였다.
29일(현지시간) 엑손모빌은 올해 2분기 순이익이 178억5000만달러(약 23조3000억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최대 분기 순이익이다. 1년전(46억9000만달러) 대비로는 거의 4배에 가까운 규모다. 분기 매출은 1156억달러(약 151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에 육박했다.
셰브론도 같은날 2분기 실적을 통해 역대 최대인 116억2000만달러(약 15조200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이 또한 전년 동기(30억8000만달러)의 4배에 가까운 수치다. 2분기 매출은 지난해 360억달러에서 올해 650억달러(약 85조원)로 급증했다.
양사의 실적은 월가 예상도 웃돌았다. CNBC에 따르면 엑손모빌의 주당순이익은 4.14달러로 전망치 3.74달러를 상회했고, 셰브론의 주당순이익도 전망치(5.10달러)를 넘은 5.82달러를 기록했다.
이러한 실적 잔치는 지난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원유 가격과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한 결과로 분석된다.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줄어들면서 2분기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평균 가격은 배럴당 109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64% 치솟았다. 이에 따라 미국의 평균 휘발유 소비자가격도 지난달 14일 갤런당 5달러를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엑손이 신(神)보다 더 많은 돈을 벌었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한 배경이기도 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쟁이 벌어지는 시기에 평균을 훨씬 넘어서는 정유 이익 마진이 미국의 가정들에 직접 전가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원유 가격은 이달 들어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에서 엑손모빌의 주가는 전장 대비 4.53% 오른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셰브론의 주가는 8%이상 올랐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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