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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야~ 잠 좀 자자!" 유독 시끄러운 도시 매미, 이유 알고 계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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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기 매미 울음소리 자동차 소음 수준
낮에 울고 밤에 그치는 주광성 곤충
최근 인공조명 탓…밤에도 울어

낮에 울고 밤에는 울지 않는 주광성 곤충 매미

낮에 울고 밤에는 울지 않는 주광성 곤충 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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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 20대 대학생 A 씨는 최근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덥고 습한 날씨도 문제지만 정작 A 씨의 수면을 방해하는 요소는 다름 아닌 매미였다. A 씨는 "원래 매미 소리가 이렇게 시끄러웠나"라면서 "너무 시끄러워서 잘 생각도 못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밤낮으로 울어대고 있어서, 정말 소음으로 느껴질 정도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매미는 낮에 울고 밤에는 울지 않는 주광성 곤충이다. 그러나 유독 도시의 매미는 늦은 밤까지 울어댄다. A 씨 사례 뿐만 아니라 최근 '밤에도 울어대는 매미 소리로 잠을 잘 수 없다'는 불만이 많이 나오고 있다. 30대 직장인 B 씨는 "퇴근하고 좀 쉬다 잠을 자야 하지 않겠나, 그런데 요즘 유독 밤에 울어대는 매미로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했다.

매미는 보통 땅속에서 유충으로만 3년에서 7년을 살다가 우화 한 후 1달 정도 번식하며 살다가 죽는다. 이런 이유로 매미 울음소리는 일종의 면죄부를 받았다. 긴 시간 고생했으니, '그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라는 공감대였다.


그런 매미가 최근에는 여름철 단잠을 방해하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활동기(짝짓기) 매미 울음소리는 평균 72.7데시벨(㏈)로, 자동차 소음(67.8㏈)보다 높다. 결국 시끄러운 자동차 소음이 밤늦게까지, 그것도 내가 거주하고 있는 주택가 바로 옆에서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시민들이 최근 매미 울음 소리를 두고 분통을 터뜨리는 이유다.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 더위를 피해 나온 시민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 더위를 피해 나온 시민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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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런 상황은 인간이 만들어낸 환경과 연관이 있다. 도시의 인공조명으로 인해 매미들 역시 잠들지 못하고 울어댄다는 분석이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해 7~9월 매미 울음소리를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야간에 기온이 높거나 주변 조명이 밝을수록 매미 소리는 더 커졌다.


매미는 보통 오전 5시 전후에 울기 시작해 오후 8시 전후에 울음 활동을 멈추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야간 조명의 영향으로 밝은 곳에서는 주로 낮에 우는 말매미가 3∼4시간 더 길게 운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원은 상업 시설, 도시공원 등 5개 지점에서 매미 울음소리에 대한 소음 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매미 울음소리는 확성기 소리 수준에 해당하는 생활소음 기준을 초과할 정도로 시끄러웠다. 매미가 활동기에 내는 소음은 평상시 소음에 비해 2.0~31.8% 증가했다.


실제 강남구 한 아파트와 잠실역 사거리 상업 지역에서 매미 울음소리 측정 지점 인근의 조도를 측정해 비교한 결과, 야간 조명의 영향으로 지나치게 밝은 곳에서는 참매미 떼가 합창을 하듯 소음을 냈다.


상황을 종합하면 결국 인간이 만들어낸 환경 탓으로 인해, 매미들이 비정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 조사를 진행한 연구원 측은 "향후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녹지 공간 조성 및 확충 등 시민과 곤충이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 밝혔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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