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통한 분위기 속에 노회찬 4주기 맞은 정의당…'다시 노회찬'

이은주 비대위원장 "왼쪽, 오른쪽 논쟁할 때 아래로 가라고 했던 말씀 기억한다"
이동영 정의당 대변인 "'노회찬의 시선'으로 당을 다시 세우겠다"

정의당 이은주 비대위원장이 23일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에서 열린 고(故) 노회찬 의원 4주기 추모제에서 추모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정의당은 고(故) 노회찬 전 대표 4주기를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맞았다. 지방선거 참패, 당원 이탈 등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을 맞이한 정의당은 ‘노회찬 정신’을 강조하고 나섰다.

23일 오전 11시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에서는 열린 노 전 대표 4주기 추모제에서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라’는 노 대표님의 말씀을 떠올린다"며 "지난 4년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정의당은 또다시 비상 상황에 처했다"고 밝혔다.

23일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에서 열린 고(故) 노회찬 의원 4주기 추모제에서 고인을 기리는 술이 놓여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 위원장은 " 감히 노회찬 대표님의‘빈자리가 크다’고 말하기도 면목이 없다"며 "헛된 바람인 줄 알면서도 ‘노 대표님이 계셨다면’을 무시로 떠올린다"고 토로했다. 그는 "노동자, 서민, 여성,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가 진정한 주권자가 되기 바랐던 민주주의자, 쌍용자동차와 용산참사 현장을 지키고 비정규직 곁에 있었던 현장의 정치인, 3.8 여성의 날이면 국회 청소노동자와 여성들에게 장미꽃과 편지를 주던 다정한 정치인, 유쾌하고 낙천적이었던 정치인 노회찬에 대한 그리움"이라고 언급했다.

이 위원장은 "정의당이 어렵다"면서 "왼쪽으로 갈 것인가, 오른쪽으로 갈 것인가 논쟁할 때 아래쪽으로 가라고 하신 말씀을 기억한다"고 밝혔다. 그는 "‘분노는 짧지만, 희망은 길다. 희망은 종유석이다. 흘린 땀과 눈물이 하루하루 만들어가는 돌기둥이다’는 노 전 대표님의 말씀처럼 땀과 눈물로 희망의 돌기둥을 세우겠다"며 "정의당은 더 치열해지고, 더 성숙해지고, 더 단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 역시 사회관계망(SNS)을 통해 모란공원을 다녀온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름 없는 사람을 주인으로 모시는 정치’ 당신이 주고 가신 말씀을 다시 생각한다"며 "진보정치의 험난한 여정 속에서 우리는 수많은 이름 없는 사람들을 만났다. 정치가 배제했던 투명 인간들의 이름을 온 힘을 다해 불러왔다. 그것은 우리가 걸었던 진보정치의 소명이자 자긍심이었다. 그렇지만 오늘, 유난히 무거운 ‘노회찬의 시선’ 앞에 고개를 떨군다"고 언급했다.

심 의원은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의 투쟁을 언급하며 "이름 없는 이분들의 절규를 떠올리며 어지러운 마음이 앞선다"며 "정치가 가장 필요한 곳을 떠올리며, 당신을 찾아 떠난다"고 밝혔다.

정의당 이은주 비대위원장(오른쪽)이 23일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에서 열린 고(故) 노회찬 의원 4주기 추모제에서 정의당 심상정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동영 정의당 비대위 대변인 역시 "‘노회찬의 시선’으로 당을 다시 세우겠다"며 "‘같이 살고, 같이 잘 사는 세상’을 꿈꾸었던? ‘노회찬의 정치’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당원들에게는 자부심이 되는 정당으로, 시민들에게는 유능한 정당으로, 다시 당당하게 앞으로 나아가겠다"며 "그 다짐으로 오늘 ’노회찬’을 다시 만난다"고 밝혔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