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이천·청주 공장서 화물연대 시위
청주 공장 차량 출입 방해한 노조원 29명 체포
소주 제품 이틀째 출고 중단…하루 390만병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하이트진로 이천공장과 청주공장 앞에서 이틀째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는 전날 하이트진로 이천공장과 청주공장에서 각각 500여명 규모의 집회를 열고 이날까지 도로 점유 파업을 진행 중이다. 전날 청주공장에선 300여 명 규모의 조합원들이 기습 시위를 벌이고 정문과 후문 앞을 화물차로 가로막는 일이 벌어졌다. 이로 인해 공장 내에 소주를 적재한 화물차 16대의 출입이 막혔었다. 경찰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불법 행위를 한 조합원 29명을 현행범 체포했다.
이천 공장에서도 전날 오후 3시부터 집회가 이어졌다. 화물연대는 이천공장 앞에서 집회를 열고 "윤석열 정부의 친재벌 경제정책은 고유가·저운임으로 고통받는 화물노동자의 삶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면서 "하이트진로의 130명 집단 해고와 손해배상 청구를 분쇄할 때까지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고 주장했다.
하이트진로는 전날부터 소주 제품 출고를 중단한 상태다. 대규모 집회로 출고 작업 자체가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앞선 파업 당시엔 공장 앞이 화물차로 가로막히자 주류 도매상들이 직접 소주를 싣고 제품을 가져왔으나 집회 참가 인원이 몰리면서 이런 방식도 원천 차단됐다. 하이트진로 측은 최근 출고율을 높이기 위해 야간에도 제품을 출고해왔으나 밤샘 농성으로 이조차도 수포로 돌아갔다. 하이트진로는 이번 출고 중단으로 하루 13만박스 수준으로 나가던 소주 제품이 이틀간 출고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병으로 따지면 하루 390만병 정도다.
양측의 갈등은 넉 달째 이어지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화물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0여명은 지난 3월 말 민주노총 산하 화물연대에 가입한 뒤 파업에 돌입했었다. 3월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지난달 2일 전면 파업에 돌입한 뒤 화물연대의 총파업 종료 후에도 운송을 거부하며 파업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들은 운송료와 공병 운임 인상을 비롯해 차량 광고비, 공회전·대기 비용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화물 차주들은 공장 진입로 인근에 화물차를 불법 주차한 채 도로를 점거했다. 하이트진로는 이들을 대상으로 민·형사소송을 벌이고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에도 적극 단속을 요청하는 등 대응하고 있다. 경찰은 공장 진입로와 인근 도로 확보에 나섰지만 화물차주들의 대응 강도는 점점 거세지는 상황이다. 관할 지자체인 이천시청은 과태료 부과 외엔 실질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안전 문제도 꾸준히 제기된다. 이달 9일 공장 인근 한 도로에선 불법 주차된 화물차로 인한 사망 사고까지 벌어졌다. 당시 공장 인근을 지나던 승용차가 갓길에 주차된 14t 화물차를 들이받았고 해당 승용차가 화물차 하단으로 들어가면서 운전자 30대 A씨가 현장에서 사망했다. 주차된 화물차는 민주노총 화물연대 소속 한 조합원의 차량으로 확인됐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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