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위 구성원 추천 앞서 의원들 간 소통 부족…특위 구성 내달로 연기
황경아 의장 임기 시작 보름만에 '갈등 봉합' 숙제…리더십 시험대 올라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1500억원 규모의 광주광역시 남구의 추경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는데 이를 심의할 구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구성이 지지부진하다.
일부 의원들이 협치가 없으며 절차적으로 흠결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위원회 구성에 제동이 걸렸다.
광주 남구의회는 지난 21일 제286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예결위 위원 선임의 건'을 심의·의결하려고 했지만 반대 의견이 표출됐다.
김경묵 사회건설위원장이 노소영·박용화·은봉희 의원을, 정창수 기획총무위원장이 김광수·신종혁·오영순 의원을 각각 예결위원으로 추천했고, 황경아 의장이 이를 받아들여 의제로 올렸다.
전체 의원이 모두 동의하면 표결 절차 없이 가결되며, 이후 예결위원이 위원장을 호선하고 본회의에 보고하는 절차를 거친다.
하지만 명단이 발표되자 기획총무위 소속 의원들이 '보이콧' 입장을 냈다. 상임위원장이 추천하기 전 의원들 간 충분한 논의가 없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의원들은 자신이 빠진 이유도, 추천된 이유도 몰랐다며 "절차적 흠결이 있고 협치가 실종됐다"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보이콧 발언을 이어가다 회의장을 퇴장하는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이같이 파행을 맞은 이유는 주류와 비주류 간 치열한 신경전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황경아 의장을 중심으로 형성된 주류파 초선의원들이 상임위원장 3곳을 차지한 상황에 특별위원회까지 장악하려는 헤게모니 움직임에 비주류파의 반발 심리가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예결위원장까지 황 의장의 지근거리에 있는 노소영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는 것도 한 몫 하면서 이러한 갈등 국면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역 정치권은 보고 있다.
정 기획총무위원장은 "저를 포함해 기획총무위 위원은 5명인데 이 중 4명이 예결위 입성을 원했다"며 "개별 의원을 만나 설득을 했지만 이견 차를 좁힐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번 파행으로 예결위를 비롯해 윤리특별위원회 구성에 대한 안건은 내달 다뤄질 전망이다.
이번 회기에서 표결을 통해 예결위원 선임을 강행 처리하지 않은 것은 '의장단의 독단적인 모습'으로 비춰질까봐 정치적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내달 1500억원 규모의 추경 시즌도 코앞에 두고 있는 만큼 '지도부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어 갈등 봉합이 시급한 현안이다. "동료 의원들과 소통을 강화하고 의정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힌 황 의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황 의장은 "대립과 갈등을 넘어 화합과 단결을 이룰 수 있도록 중재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조만간 전체 의원이 한 자리에서 모여 예결위원 선임 등과 관련해 심도 깊은 논의를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bless4y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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