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국내 법인보험대리점(GA) 시장이 대형사를 중심으로 독과점화가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형 보험사들의 자회사형 GA설립이 지속되면서 향후 GA시장의 대형화와 집중화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25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GA업체는 2005년 3005개에서 지난해 4444개로 늘었으며, 소속설계사 100인 이상인 중대형 GA는 2005년 44개에서 작년 178개로 4배 이상 늘었다. 소속설계사가 500명이 넘는 대형 GA 숫자도 작년 기준으로 65개였으며 2006년 15개에 비해 4.3배 증가했다.
GA는 보험회사와 계약을 맺고 다양한 보험상품의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대리점을 의미한다. 보험업계에 보험상품 제조와 판매를 분리하는 추세가 지속되면서 GA 시장도 커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중대형 GA에 소속된 설계사 인력이 지난해 기준 20여만명으로 GA 전체 판매인력의 83.9%를 차지했다. 국내 GA 시장은 참여하고 있는 기업 수는 많으나, 일부 규모가 큰 기업에 설계사 인력이 집중되고 여타 기업은 소규모로 운영되는 독과점적 구조라는 분석이다.
대형 보험사들이 본격적으로 GA자회사 설립을 시작하면서 GA시장의 독과점화는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 현대해상(지방거점 판매자회사), 하나손해보험(디지털 판매자회사)이 GA시장에 진출하면서 제조-판매 분리 현상이 가속화됐다.
올해 1월에는 동양생명이 TM(텔레마케팅)채널을 분사해서 판매자회사(마이엔젤금융서비스)를 설립한 데 이어, 푸르덴셜생명도 6월 판매전문회사(KB라이프파트너스)를 설립하는 등 보험사들의 GA 자회사 설립이 이어지는 중이다.
보험연구원은 GA채널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보험회사 소속설계사의 대규모 이탈로 전속 조직을 통한 영업이 한계에 봉착하면서 전속채널과 독립채널 활용을 위한 중간단계로 자회사형 GA가 등장했다고 평가했다.
자회사형 GA의 영향력도 커지는 중이다. 전체 GA 보험 계약에서 자회사형 GA가 체결한 계약 건수 비중은 2016년 10.1%에서 지난해 17.6%로 증가했다. 자회사형 GA의 매출 증가로, 일반 GA의 수수료 수입은 동기간 중 96.0%에서 85.5%로 줄어들었고 자회사형 GA에 소속된 설계사 인력 비중은 5.4%에서 22.1%로 늘었다.
보험연구원은 GA들의 대형화, 집중화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개별 GA들이 영업조직 운영 측면에서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해 회사 간 결합(M&A)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다수 GA의 경우 여전히 판매인력 중심의 차별성 없는 사업모형을 갖고 있어,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GA업체 간 이합집산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회사는 현행 자체 판매채널만의 상품 공급으로는 GA나 플랫폼기업을 상대로 마케팅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어 판매자회사 설립을 확대해갈 것"이라며 "보험사들이 GA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판매기능 분화현상을 주시하고, 상품개발 및 판매전략을 세밀하게 구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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