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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씨네] '한산' 이순신 영화의 정석…쌍천만 넘어 삼천만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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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슬의 슬기로운 씨네리뷰]

영화 '한산: 용의 출현' 27일 개봉
1761만 '명량' 김한민 신작, 박해일 주연
51분 분량 해전장면
스크린 압도하는 그날의 승리

[슬씨네] '한산' 이순신 영화의 정석…쌍천만 넘어 삼천만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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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한산도 앞 푸른 바다가 스크린 가득 시원하게 펼쳐진다. 피서가 따로 없다. 출렁이는 물소리, 망망대해 한가운데 왜군에 맞선 조선의 배들이 날개 편 학처럼 둘러싼다. 팽팽한 대치 상황. 바다에 떠 있는 배들 사이에 쫀쫀한 긴장감이 안개처럼 극장 공기를 휘감아 친다. 최다관객작 '명량'(2014)에 이어 8년 만에 돌아온 김한민 감독의 칼 끝은 예리하게 빛난다. 모두가 바라는 이순신 영화가 무엇인지, 무엇을 가장 보고 싶어 하는지 걸러내 순도 높게 담아낸 '한산: 용의 출현'이다.


1592년 4월, 임진왜란 발발 후 조선. 왜군은 한양을 단숨에 빼앗는다. 명나라로 향하는 야망을 품고 부산포로 대거 집결한다. 전라좌수사 이순신(박해일 분) 장군은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조선을 구하기 위해 고심한다. 앞서 전투에서 거북선이 손상을 입자 전술을 고민한다. 그해 7월, 한산도 앞바다에서 쳐들어온 왜군에 맞서 유비무환의 전술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다. 이는 한산섬 앞바다에서 전라우수사 이억기, 경상우수사 원균이 거느린 조선 수군이 일본 수군의 주력대를 무찌른 한산도대첩(閑山島大捷)으로, 진주성대첩(晉州城大捷)·행주대첩(幸州大捷)과 더불어 임진왜란 3대첩의 하나로 부른다.

극 초반 첩보극처럼 조선의 상황을 설명하고 캐릭터 간 관계를 보여준다. 약 1시간 후 펼쳐지는 한산도대첩은 화려하고 역동적이다. 후반부 전투 장면이 몰아치는 구조는 '명량(2014)과 비슷하다. 하지만 '한산: 용의 출현'은 전편보다 완성도 높은 CG가 돋보인다. 물 없이 구현한 바다와 그 안에서 펼쳐지는 쫀쫀한 전투가 짜릿한 재미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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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백미는 51분간 펼쳐지는 해상 전투 장면이다. 무자비한 왜군에 맞서 조선의 운명을 가를 전투에 필사의 전략을 펼친다. 시원하고, 통쾌하다. 아주 재미있는 '이순신 영화'를 만들기 위해 감독이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딱 떨어진다. 전투는 화려하다. 긴장감 있게 주고받고, 위기를 맞고 넘기고 대치하다 맞붙고 압도적으로 승리하는 장면까지 리듬감 있게 펼쳐진다.


거북선(龜船)은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파란 바다를 가르며 등장하면 관객은 백기를 던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 영화에서 등장한 거북선과 차이가 있다. 용맹하고 웅장한 외형적 모습에 집중했다면, 실제 해전에서 쓰임, 기동에 집중한 모습이다. 완성된 비주얼이 흥미롭고, 용맹하게 활약한다. 전투까지 일당백 활약을 하면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박해일은 한산해전을 통해 지장(智將·지혜로운 장수)을 차분하고 절제된 연기로 펼친다. '명량'의 최민식 보다 5년 젊은 이순신이지만, 강직하고 지혜롭게 해석한 지점이 인상적이다.


"이 전쟁은 나라와 나라의 싸움이 아니라. 의(義)와 불의의 싸움이다." 이 문장이 끝까지 극을 지탱한다. 감독은 이순신의 압도적 승리를 통해 힘과 용기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8년 만에 돌아온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가 국내 관객에게 어떻게 다가갈까.


'명량'에 이어 '한산'·'노량'으로 이어지는 이순신 3부작의 흥행 성적에도 시선이 쏠린다. 도합 쌍천만(2000만)을 넘어 삼천만(3000만)까지 돌파도 기대될 만큼 위력적인 '한산'이 극장가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지 주목된다. 러닝타임 129분. 12세 이상 관람가. 7월27일 개봉.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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