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이창용 한은 총재와 회담
오늘 오후 재무장관회의
옐런, 러 원유가격 상한제
韓 동참 유도 나설듯
외환시장 협력 메시지 주목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세종=손선희 기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방한 중인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취임 후 첫 한미 재무장관회의를 갖는다. 미국 재무장관의 방한은 2016년 이후 약 6년 만이며, 지난해 초 취임한 옐런 장관이 한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옐런 장관은 이번 방한을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하고 추가 대북제재, 글로벌 공급망 이슈 등도 논의한다. 아울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도 면담을 가질 계획이다.
추 부총리와 옐런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릴 첫 한미 재무장관회의에서 ▲세계-한국경제 동향 및 전망 ▲우크라이나 전쟁 대응 ▲외환시장 동향 및 협력 ▲기후재원 ▲글로벌보건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미 양국 모두 최근 가파른 인플레이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옐런 장관은 이 자리서 러시아 원유가격 상한제 도입 필요성을 거듭 역설하고 한국의 동참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에 대한 제재 성격인 동시에 원유 공급을 늘려 인플레이션의 주 원인으로 꼽히는 국제유가 상승을 제어하기 위한 타개책이다. 이미 양국 재무장관은 지난 1일(한국시간) 컨퍼런스콜을 갖고 해당 이슈를 논의했고, 추 부총리도 도입 취지에 공감대를 표했다.
양국 재무장관회의에 앞서 옐런 장관은 이창용 한은 총재와 양자회담도 갖는다.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외환시장 안정 협력’에 합의한 데 이어 최근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지가 최대 관심사다. 일단 통화스와프 주체가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인 만큼 옐런 장관의 방한 기간에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은 어렵겠지만, 외환시장 관련 협력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0.6원 오른 1318.0원에 개장해 장 초반 1317~1319원선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말까지 수출 성장세가 둔화한다고 가정하면 원·달러 환율은 137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3년 2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데다 이달 들어 연일 연고점을 경신,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환율이 높아지면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 유출이 가속화돼 무엇보다 환율 안정이 급선무"라며 "외환당국은 지난해 말 종료된 한미 통화스와프를 재개해 외환 공급에 대한 불안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외환당국이 환율 방어에 나서면서 외환보유액이 크게 감소한 것도 경계감을 키우고 있다. 6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382억8000만달러로 전월 말보다 94억3000만달러 줄었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11월(-117억5000만달러) 이후 13년 7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 통화스와프가 시장 불안감을 줄일 수 있겠지만 추세적인 방향전환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면서 "다만 한미 통화스와프가 실제 체결된다면 일시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로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세종=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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