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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잡기 하늘의 별 따기" 끝나지 않는 '택시대란' 장기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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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법인택시 가동률 30%대 감소
고령의 기사들, 체력적인 문제로 늦은 시간 운행 기피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택시를 잡기 위해 서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택시를 잡기 위해 서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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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군찬 인턴기자] 서울에 사는 대학생 김모씨는 지난 16일 새벽 1시 친구들과의 약속을 마치고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집으로 가는 택시를 잡느라 1시간 가까이 시간을 소비했다. 카카오T 같은 스마트폰 택시 호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서도 잡히지 않았다. 김씨는 "불금이라 회사 끝나고 친구들과 약속을 잡았는데 택시가 잡히지 않아 걱정 속에 택시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며 "정 안되면 새벽에 따릉이라도 타고 가야 하나라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이날 오후 갑작스럽게 내리는 폭우에 택시를 타고 목적지에 가려던 A씨는 5번 넘게 스마트폰 앱을 통해 택시를 호출했지만 실패했다. 결국 거리에서 어렵게 택시를 잡았다는 A씨는 "낮 시간대라 당연히 카카오T로 택시 호출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다"며 "집에서 택시를 호출하면 금방 잡히는 데 이런 적은 처음"이라고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전면 해제된 지 2달여 지나는 상황에서 여전히 '택시 대란'은 이어지고 있다. 주야간 가릴 것 없이 택시가 없는 도로 위에서 시민들은 "택시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반응을 내비치고 있다.


심야시간대 택시를 잡기 어려운 것은 결국 줄어든 택시 수와 관련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심야시간대(오후 11시~오전 2시)에 운행하는 택시 수는 지난 6월 기준 평균 1만9468대였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6월 평균 2만3831대가 운행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강남역 인근 임시승차대에서 택시 승차지원단이 심야시간 택시 승차난 해소를 위해 시민들의 탑승을 지원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강남역 인근 임시승차대에서 택시 승차지원단이 심야시간 택시 승차난 해소를 위해 시민들의 탑승을 지원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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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수가 줄어든 것은 법인택시 기사 수 감소와 관련이 있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2019년 말 10만2320명이었던 전국 법인택시 운전자는 지난 5월 7만4536명까지 줄었다. 서울시도 상황은 비슷하다. 서울시에 따르면 법인택시 기사 수는 2019년 말 3만991명에서 지난 5월 2만710명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법인택시 가동률도 낮아졌다. 2019년 1분기 50.4%에서 올 1분기 31.5%로 감소했다. 법인택시 주차장에서 멈춰있는 택시가 많다는 얘기다.

법인택시 기사 수가 감소하게 된 이유는 코로나19 시기 수입이 줄어들면서 기사들이 배달 플랫폼이나 택배업 등으로 떠났기 때문이다. 성동구에서 만난 택시 기사 최모씨는 "법인 택시들이 택배로 많이 빠졌다"며 "기사들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초 법인택시 일을 그만둔 B씨는 "코로나 이전에는 괜찮았는데 코로나 이후 수입이 줄어들었다"며 "택시 일을 다시 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택시 대란의 또 다른 원인은 개인택시 기사의 연령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전국 개인택시 기사 중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비율은 2019년 39%(약 6만4000명)에서 지난 6월 말 48%(약 7만9000명)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고령의 택시 기사들은 체력적인 문제로 손님이 몰리는 늦은 시간 운행을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택시의 경우 심야 택시 운행을 꺼리는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비율이 높아지는 추세다. 사진은 서울역 택시 승강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개인택시의 경우 심야 택시 운행을 꺼리는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비율이 높아지는 추세다. 사진은 서울역 택시 승강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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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승차난을 해결하기 위해선 서울시 개인택시 부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시는 운전자의 과로 방지, 수요공급 조절 등을 위해 개인택시를 3부제(가·나·다)로 운영 중이다. 택시 기사 최모씨는 "묶여 있는 3부제를 풀어줬으면 한다"며 "물론 다 풀어주는 것은 힘들겠지만 문제가 시급하니 어느 정도 조정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택시 호출 플랫폼들은 승객이 몰리는 혼잡 시간대, 택시 기사 유입을 위해 탄력요금제와 인센티브 지급 방안을 준비하고, 택시 기사 모집하는 중이다.


현재 타다, 아이엠(I.M.)택시, 카카오모빌리티 등 플랫폼의 대형 및 고급 택시는 최대 4배까지 운행 요금을 올려 받는 탄력요금제를 시행하고 있다. 탄력요금제는 플랫폼에 등록된 택시가 호출 시점의 수요·공급에 따라 실시간으로 다른 요금을 받게 하는 제도다. 택시호출 플랫폼 우티(UT)는 다음 달까지 운행 건당 최대 6000원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한 달에 25일을 일하는 우티 가맹 택시 기사가 피크시간대에 7개 호출을 수행할 경우 월 105만원을 인센티브로 받을 수 있다.


최근 정부도 심야시간대 택시 승차난을 해결하기 위해 '플랫폼 택시 탄력요금제'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국토교통부는 18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최근 심화한 심야택시 승차난 해소를 위해 플랫폼 택시 탄력요금제를 전문가·업계 의견수렴을 거쳐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일정한 시간에만 탄력요금을 도입하면 그 경계선에서 공급이 끊어질 수 있다"며 "(기사와 플랫폼이) 요금만 받아가고 불편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강제배차 또는 강제운행 등의 보완책까지도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군찬 인턴기자 kgc60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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