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삼성증권이 판매한 연 4%대 특판 채권이 영업 개시 27분 만에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가파른 금리 인상에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속속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18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모바일 앱 '엠팝(mPOP)'에서 지난 15일 9시30분부터 판매된 300억원 한도의 특판 채권이 판매 개시 27분만에 매진됐다. 평소 채권 매매건수 대비 30배에 달하는 거래가 일어났고, 트래픽 기준으로는 전체 금융상품 메뉴에서 채권 매매 트래픽이 82%에 달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는 게 삼성증권 측 설명이다. 세전 연 4%에 달하는 선순위 채권이라는 점에서 고객들의 빠른 투자 판단이 가능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사재훈 삼성증권 채널영업부문장 부사장은 "예상보다 빠른 시간에 마감된 것을 넘어 추가 물량을 요구하는 상황에 고금리 시대의 투자 치트키로 떠오른 채권 투자 열기를 실감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올 들어 15일까지 3조1000억원의 채권을 판매했는데, 이는 지난해 6월말 대비 82%나 증가한 규모이다. 특히 온라인 채널을 이용해 직접 채권을 매수한 고객들의 6월 가입규모는 지난해 월평균의 6배가 넘는 600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전력공사가 누적 적자를 메우기 위해 발행하는 한전채는 판매 때마다 완판 행진 중이다. 채권 투자 대중화 시대가 다가왔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채권으로 몰리고 있는 셈이다. 이는 주식 시장 폭락으로 안전하고 예금 이자 이상의 수익을 낼 있는 채권에 매력을 느껴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17일까지 장외 채권시장에서 개인의 채권 순매수액은 6조345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조9457억원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2020년에 1조9587억원으로 2조에 미치지 못했던 것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성장세다. 업계 관계자는 "증시 폭락으로 주식 시장에 두려움을 느껴 채권 시장으로 옮겨오는 분위기"라면서 "채권에 따라 연 4% 이상의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것이 매력적인 요인이 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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