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전 장기화에 이란서 무장드론 확보 나서

러 관리, 드론 성능 확인차 최근 두 차례 이란 방문
미 백악관 "이란, 러에 정밀타격 기능 드론 수백대 제공 준비"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러시아가 이란에서 무기를 확보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이란군이 공개한 지하 드론기지.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러시아가 이란에서 무기를 확보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제이크 셜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할 미사일 탑재 드론(무인기) 확보를 위해 최근 한 달 사이 최소 두 차례 이란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란은 지난달 수도 테헤란 남쪽 카샨 비행장에서 UAV로 알려진 샤헤드-191, 샤헤드-129 드론을 러시아 정부 대표단에 소개하는 발표회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란제 드론은 지상 표적에 정밀 타격 유도 기능을 갖춘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란 정부가 무기를 장착할 수 있는 UAV를 포함해 수백대의 UAV를 러시아에 제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러시아 대표단이 6월 방문 당시 지켜본 이란산 UAV의 사진을 보면 러시아가 이란제 공격용 UAV을 얻으려고 계속 관심을 둔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드론 발표회를 위해 해당 비행장을 방문한 것은 6월이 처음이라고 파악했다. 백악관은 앞서 이란이 이르면 이달 중 러시아군이 드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훈련을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무기지원, 러시아의 무기 고갈 속도를 향후 전쟁의 성격을 결정할 중대 변수로 관측하고 있다.

한 미국 관리는 "이란과 러시아의 협력 강화는 미국이 왜 중동에서 존재감과 영향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논평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중동을 순방 중이다. 그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아랍 걸프국가 지도자들이 모이는 걸프협력회의(GCC) 정상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AP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의 4일간 중동 순방을 마치는 이 자리를 통해 핵무기 보유를 시도하는 이란에 맞서 중동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비전을 밝히는 성명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