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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배달비가 부메랑으로…' 오토바이 중고 매물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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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수요 감소에 오토바이 중고 매물↑
외식물가 8% 상승…30년 만에 최고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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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 서울 구로구에서 자취 중인 직장인 김주영씨(26·가명)는 최근 배달앱을 지웠다. 한 달에 소비하는 배달 음식 비용만 30만원이 훌쩍 넘었기 때문이다. 특히 외식비와 함께 배달비까지 오르면서 부담은 더욱 커졌다. 김씨는 "배달앱을 사용하는 대신 직접 매장에 가서 포장해오거나, 밀키트를 이용한다"며 "배달비를 받을 거면 최소 주문 금액이라도 없앴으면 좋겠다. 혼자 사는데도 금액을 맞춘다고 메뉴를 최소 2개 이상 시키다 보니 돈이 더 많이 나간다"고 토로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호황을 누리던 배달앱 시장의 성장세가 꺾이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직접 식당을 찾는 이들이 늘면서 배달 수요가 하루가 다르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수입이 떨어진 배달 기사들이 일을 그만두기 시작하면서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배달용 오토바이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14일 국내 최대 바이크 커뮤니티인 '바이크튜닝매니아(바튜매)'에선 배달 기사들이 주로 타는 125㏄ 미만 중고 오토바이를 판매한다는 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일부 판매자들은 배달통과 배달콜을 받기 위한 휴대폰 거치대, 헬멧 등을 함께 끼워서 판매하기도 했다. 지난달 해당 커뮤니티에서 125㏄ 미만 오토바이 판매글은 약 4770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4월과 5월 판매 게시글이 약 3200건과 4000건이었던 것에 비해 급증한 것이다.


이는 배달 수요가 이전에 비해 크게 감소하면서 일거리가 줄어든 배달 기사들이 결국 오토바이 처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배달업계에서는 배달 주문 횟수가 급격히 줄었다는 뜻의 '콜사(Call+死)'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서울 명동에서 직장인들이 점심을 포장해 이동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서울 명동에서 직장인들이 점심을 포장해 이동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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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이 배달앱을 멀리하게 된 이유는 치솟은 외식비, 배달비 등과 연관 있다. 직장인 이가영씨(30·가명)는 "배달앱이 편하긴 하지만 계속 이용하기에는 경제적 부담이 너무 크다. 안 그래도 식비가 비싼데 배달비까지 고려하면 감당이 안 된다"며 "요즘은 배달비가 기본 4000원 이상이다. 예전에는 배달비가 없지 않았나. 그 시절이 그립다"고 했다.

실제로 배달앱을 통한 소비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배달앱 3사(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의 지난달 결제 금액은 1조 8700만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거리두기가 해제되기 전인 지난 3월(2조3500만원)과 비교하면 21% 줄어든 수치다.


외식물가 상승 역시 배달앱 이탈을 부추겼다. 물가 상승으로 음식값 자체가 오르자 배달 음식을 시키기보다는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려는 이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8.0% 상승했다. 이는 1992년 10월(8.8%) 이후 29년 9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품목별로는 ▲갈비탕(12.1%) ▲자장면(11.5%) ▲도시락(11.3%) ▲치킨(11.0%) ▲김밥(10.6%) ▲생선회(10.4%) ▲라면(10.3%) ▲삼겹살(10.0%) 등 8종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은 치솟은 물가로 인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지출을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하는데 대표적인 항목이 배달비"라며 "또 거리두기가 해제된 후 시민들의 외출이 잦아져 불편함이나 귀찮음을 감수하고 음식을 포장해 사갖고 오는 이들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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