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노후주택 ‘전성시대’… 입주권 노리는 입찰경쟁에 몸값 훌쩍
용산 노후빌라 입찰자 70명… 4억 넘게 뛰어
백사마을서 감정가보다 31배 높게 낙찰되기도
[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지난 5일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경매 현장.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노원구 백사마을의 노후주택 물건이 감정가보다 31배나 높은 금액에 낙찰됐다. 올해 나온 법원 경매 물건 중 두 번째로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높았다.
최근 아파트 시장의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하면서 갈 길 잃은 부동산 투자수요가 노후주택 경매로 몰리고 있다. 재개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입주권을 노릴 수 있는데다 아파트보다 가격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이 인기요인으로 꼽힌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감정가보다 수십 배 높은 가격에 팔리는 노후주택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날 감정가 640만원으로 나온 노원구 중계동 소재 22.5㎡(전용면적)짜리 노후주택 물건은 감정가보다 31배가량 높은 2억57만원에 낙찰됐다. 준공 26년 차인 이 주택은 2009년 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백사마을에 위치한 탓에 투자자가 몰렸다. 건물의 소유권만 경매로 나왔지만 이후 토지까지 매입하면 재개발 이후 입주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이 물건은 지난 4월 21명의 응찰자가 몰리며 감정가의 72배가 넘는 4억6499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이후 대금 미납으로 이달 재매각됐다.
신림선 역세권·용산 일대 등 노후주택도 ‘인기만점’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14일 영등포구 신길동 26㎡짜리 노후주택 매물은 낙찰가율 1314%인 7500만원에 낙찰됐다. 마찬가지로 토지를 제외하고 건물만 경매로 나왔지만 국유지인 탓에 건물만 낙찰받아도 재개발 시 아파트 입주권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이 인기를 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 5월 신림선이 개통하면서 해당 주택이 서울지방병무청역 역세권 입지를 갖추게 된 것도 크게 작용했다.
지난 3월에는 용산 일대 노후빌라 경매에 70명의 입찰자가 몰리며 4억원 넘게 뛰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이는 용산구 청파동 소재 55.1㎡짜리 빌라 지하 1층 물건으로 감정가 2억5000만원보다 4억7000만원 비싼 7억2000만원에 낙찰됐다. 이 물건에는 대항력을 가진 선순위임차인의 보증금 8000만원도 묶여있다. 그럼에도 청파2구역 일대가 최근 서울시에서 진행 중인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1차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재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감에 인기가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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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재개발 지역에 나오는 경매 물건의 경우 입주권 획득이 목적이라면 입찰 전에 면밀한 권리 분석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소유자가 조합원 분양 신청을 해놓지 않은 물건의 경우, 투기과열지구 내에서 관리처분인가 이후에 소유권이 이전된다면 입주권을 얻을 수 없다"면서 "또 토지가 사유지이고 건물 소유자가 다를 경우에는 법정지상권 문제로 건물이 철거될 수도 있기 때문에 해당 지역의 재개발 사업이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는지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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