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찰청 최종 수사 브리핑
노트북서 범행 암시 일기 나와
건물주 등 5명 불구속 입건
[아시아경제 김정완 기자] 대구 수성구 변호사 사무실 화재 참사의 방화범 천모씨(53)가 사건 발생 5개월 전부터 방화를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밝혀졌다. 천씨는 지난 1월 "변호사 사무실을 불바다로 만들기 위해 휘발유를 구입했다"며 범행을 암시하는 듯한 글을 자신의 노트북에 작성하기도 했다.
대구경찰청은 13일 브리핑을 통해 천씨의 주거지 등에서 확보한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경찰은 천씨가 글을 쓴 올해 1월 이전까지 카드 사용 내역을 분석했으나, 휘발유와 흉기를 구입한 장소와 정확한 구매 시점을 파악하진 못했다.
경찰 조사 결과 천씨는 재개발 사업에 수억 원을 투자했다가 돌려 받지 못하자 지난 2016년 시행사 대표를 상대로 투자금 반환 소송을 걸었다. 이후 재판에서 연이어 패하자 상대 측 법률대리인인 배모씨(72)에게 앙심을 품고 배씨의 사무실이 있던 대구 수성구 우정법원빌딩에 불을 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배씨는 사건 당시 자리를 비워 화를 면했지만 같은 사무실을 쓰던 변호사 등 6명과 천씨가 현장에서 사망했다.
경찰은 불이 난 건물의 주인 A씨를 비롯해 관리인 2명, 사설 소방점검업체 관계자 2명을 소방시설법·건축법 위반, 업무상과실치상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평소 비상구로 통하는 통로와 유도등 등을 사무실 벽으로 가로막은 채 건물을 사용하고 관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숨진 방화범 천씨에 대해서는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앞서 지난 6월9일 오전 10시55분쯤 천씨는 대구 수성구 범어동의 법무빌딩 2층에 있는 변호사 사무실 203호에 휘발유가 든 용기를 들고 들어가 불을 질렀다. 이로 인해 천씨를 비롯해 당시 현장에 있던 변호사와 직원 등 7명이 숨지고 50명이 다쳤다.
김정완 기자 kjw1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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