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아이폰, 아이팟, 아이패드 등 애플의 간판 제품을 디자인해온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가 애플과 완전히 결별했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의 최고디자인책임자(CDO)였던 아이브는 2019년 하반기 애플에서 퇴사한 뒤 디자인 회사 '러브프롬'을 설립하고, 이후에도 애플과 컨설팅 계약을 맺고 일해왔다. 하지만 최근 계약 갱신일에 연장하지 않고 양측 합의하에 계약을 종결한 것으로 확인된다.
복수의 소식통은 "애플과 아이브가 협업 관계를 끝내기로 합의했다"면서 "애플이 아이브의 퇴사 후 러브프롬에 1억달러(약 1304억원)가 넘는 액수를 지급하고 다년 계약을 체결했었다"고 전했다. 앞서 2019년 아이브가 퇴사할 당시 애플 디자인 혁신에 대한 우려가 잇따르자 최고경영자(CEO)였던 팀 쿡은 아이브가 애플과 독점적으로 협력할 것이라며 고객들을 안심시켰었다.
하지만 애플 경영진들은 계약 금액이 과도하다고 생각해왔다. 특히 일부 애플 디자이너들이 퇴사 후 러브프롬에 합류하면서 불만이 커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브 역시 애플과의 관계로 인해 러브프롬이 타 회사 일감을 맡지 못하자, 애플의 승인 없이도 타사 고객과 일할 수 있는 자유를 원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현재 아이브는 애플 외에도 에어비앤비, 페라리 등과 협업 관계를 맺고 있다.
아이브는 아이맥,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통해 애플의 고유한 디자인 정체성을 확립한 인물로 손꼽힌다. 런던 출신인 그는 1992년 애플에 합류해 디자인 팀을 이끌었다.
1997년 고 스티브 잡스가 아이브의 팀에 아이맥 디자인을 맡길 당시만 해도 애플은 파산 직전이었다. 하지만 아이브가 디자인한 아이맥으로 애플은 재기에 성공했고 이는 아이브를 잡스의 가장 가까운 협력자로 만들었다고 NYT는 보도했다. 잡스는 아이브를 "단순한 디자이너가 아니다. 나를 제외하고 애플 내 그 누구 보다 많은 운영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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