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中과 경제 협력 계속해야…좋든 싫든 큰 시장"

제45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참석
한일 관계 정상화도 지속 추진
"기업인 사면, 경제에 도움 될 것"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못할 것 아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3일 제주 해비치 호텔&리조트에서 열린 제45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중국과 경제적으로 계속 협력하고 발전과 진전을 이뤄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제시한 ‘탈중국론’과 관련해 다소 성급한 판단을 내린 것 아니냐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13일 제주 해비치 호텔&리조트에서 열린 제45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을 계기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은) 가능한 우호적으로 잘 끌고 가서 하는 게 좋겠고 아직도 좋던 싫던 상당히 큰 시장인 것은 사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중국은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갔던 곳인데 코로나19 이후에는 3년 동안 한 번도 못갔다"면서 "중국을 판단하고 평가하기 좀 어렵다"고 운을 뗐다.

이어 "서방에서 나오는 뉴스라든가 한국이나 일본에서 나오는 이 뉴스는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어떻게 보이고, 중국은 이걸 어떻게 해석하고 이걸 하는 지를 정확하게 읽을 필요성이 있다"면서 "(중국 시장을) 그냥 포기한다고 생각하면 대한민국이 갖고있는 상당히 큰 시장을 포기하는 것으로 선택지가 아니다"고 말했다.

정치·사회적으로는 어려워졌다고 인정했다. 최 회장은 "그보다 더 어려운 나라에 가서 뭔가를 하고 있으니까 중국을 이렇게 하지 말아야 된다, 어떻게 해야 된다라고 판단하는 게 아직 좀 이르지 않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지난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열린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중국 성장이 둔화하고 있고 내수 중심의 전략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지난 20년간 누려왔던 중국을 통한 수출 호황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대안 시장이 필요하고 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탈중국론’을 제시한 것.

최 회장은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관계정상화를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적인 문제라든가 외교·경제적인 문제 등이 다 얽혀버렸는데 상의가 풀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상의도 (관계 정상화) 한 부분 정도쯤은 뭔가 해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지난번 일본상의 회장과 차기회장을 만나서 조속한 시일 내에 한일 상의회의를 열자고 논의했다"고 전했다.

기업인 사면은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견해도 밝혔다.

그는 "사면 문제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면서도 "지금 경제가 어렵다 보니까 이런 것을 좀 더 풀어주면 (기업인의) 활동범위가 더 넓어지고 자유롭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고 우리 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3일 제주 해비치 호텔&리조트에서 열린 제45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하반기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침체 국면으로 흐를 것이며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2008년 리먼사태 이후 세계가 긴축을 제대로 해본 일이 없다"면서 "여태까지 풀려있던 돈들이 인플레이션을 급속하게 가중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경기 침체는)언젠가는 다가 올 얘기였다"고 언급한 뒤 "가능한 빨리 이 문제가 해소되기를 좀 바라지만 경기 침체 국면으로 흐를 것 같고 내년도 그렇게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SK그룹의 투자계획에 대해선 "작년에 세웠던 것은 당연히 어느 정도 바뀔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이자가 계속 올라가는 만큼 전략·전술적인 형태로 투자를 지연하는 정도쯤은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지난 5월 향후 5년간 반도체, 바이오 등 핵심 성장 동력 강화를 위해 2026년까지 247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출범 두달째를 지나고 있는 윤석열 정부와의 협력 관계는 잘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 회장은 "민·관 합동 협력에 대해 상당히 비중을 많이 두는 말씀들을 많이 하셨기 때문에 잘 이뤄지리라고 생각하고 현재까지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규제개혁과 관련해서는 "규제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사업을 하는데 잘 할 수 있게끔, 불필요한 기업활동이 간섭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규제는 필요해서 생긴 것 아니냐"면서 "이 규제가 왜 필요했고, 어떻게 되는 지를 좀 더 많은 연구와 얘기들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뒤쳐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비관적으로 보면 영원히 비관적"이라며 "접촉한 국가 중에는 사우디를 지지발언을 했던 곳도 돌아서서 저희 쪽을 지지하겠다고 하는 데도 있다"면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3일 제주 해비치 호텔&리조트에서 열린 제45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