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화장실 에어컨 훔치고 경찰에선 거짓 진술
규정 어기며 특정 업체 밀어주기‥ 피감 신분으로 허위 증언
속초시, "모든 수단 동원해 공직기강 바로 잡겠다"
[아시아경제 라영철 기자] 강원 속초시가 민선 8기 출범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연이어 터져 나온 공무원 비위 사건에 휘말리자, 도덕적 기강 해이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과 함께 재발 방지 촉구 등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3일 고성경찰서에 따르면, 속초시청 공무원 A 씨는 강원 고성군 죽왕면 공현진 활어 회 센터 인근 공중화장실에 설치된 에어컨과 실외기를 훔쳐 자신의 처가에 설치했다가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특수절도 혐의로 속초시 팀장급 공무원 A 씨 등 2명을 입건해 조사 중이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훔친 에어컨을 "홀몸노인 주택에 설치해줬다"고 주장했지만, 경찰 수사 결과 A 씨 처가에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A 씨 범행을 도운 B 씨는 "A 씨로부터 물건을 운반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도왔을 뿐 A 씨가 에어컨을 훔치려고 한 것인지는 몰랐다"며 범행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속초시는 지난 8일 두 사람의 직위를 해제했으며,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추가 조사한 뒤 사건을 검찰에 넘길 방침이다.
이에 속초시의회는 "절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속초시청 공무원들로 인해 공직 기강 해이가 도를 넘었다"며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앞서는 속초해수욕장 관광 테마시설 건립 업체 선정 특혜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 중이다.
강원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 4일 속초시청 관광과 사무실 등을 압수 수색해 관련 자료들을 확보했다.
경찰에 따르면, 속초시가 2020년 민자 사업으로 추진해 현재 가동 중인 관광 테마시설 건립 과정에서 시가 특정 업체에 유리하게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감사원 감사를 받았다.
감사원은 속초시가 규정을 위반해 공모지침서를 공고한 뒤, 특정 업체에 유리하게 평가점수를 산정한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감사원은 해당 사업을 맡았던 직원 2명에는 정직 처분을, 또 다른 1명에는 주의 처분 할 것을 시에 통보했다.
이런 가운데 해당 공무원에 대한 위증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강정호 강원도의원(속초)은 "감사원 감사 보고서를 검토하던 중 2020년과 2021년 속초시 행정사무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담당 과장의 감사원 감사 결과와 배치되는 위증을 발견해 법률 대리인을 통해 고발했다"고 이날 밝혔다.
속초시는 "흐트러진 공직기강 확립을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 올바른 공직문화를 정립하고 조기에 시정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강원=라영철 기자 ktvko258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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