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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카톡, 빨간날 출근 NO"…직장인이 뽑은 'K-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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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9일 오전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 네거리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 5월9일 오전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 네거리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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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따라 재택근무가 줄면서 회사로 복귀하는 직장인이 늘자 직장 내 괴롭힘 사례가 늘고 있다. 외신은 이를 두고 한국의 고질적인 직장 문화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특히 직장 갑질에 대한 인식 격차가 나이나 직급 등에 따라 크게 나타나면서 직장인들의 인식과 감수성을 높여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와 공공상생연대기금은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조사한 '직장갑질 감수성 지수'를 10일 공개했다.

직장갑질 감수성 지수는 입사부터 퇴사까지 직장에서 겪을 수 있는 상황을 30개 문항으로 만들어 동의하는 정도를 5점 척도로 수치화한 것이다. 점수가 높을수록 갑질 요소에 대한 감수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직장갑질119는 지난 2019년 연구팀을 구성해 매년 6월마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내놓고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0∼16일 전국의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경제활동인구 조사 취업자 인구 비율 기준에 따라 온라인 설문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조사에 따르면 올해 직장갑질 감수성 지수는 평균 73.8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가 유행한 지난 2년과 비교해 소폭 상승한 수치다. 2020년이 69.2점, 2021년은 71점이었다.

외신도 우리나라의 직장 내 괴롭힘 사례를 보도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한국에서 직장인들이 출근을 재개하면서 갑질도 돌아오고 있다"며 "이는 한국의 고질적인 직장 문화"라고 보도했다. 또한 '갑질'을 'gapjil'로 표기하며 '부하들을 지배하는 권력자'라는 의미를 단 뒤 "특히 한국의 기업과 정치를 지배하는 가문에서 오랜 기간 만연해 온 문제"라고 지적했다.


직장갑질 감수성이 가장 높게 나타난 항목은 폭언(86.1점)이었다. 이어 모욕(85.6점), 사적 용무 지시(82.5점), 따돌림(80.6점), 음주 문화(80.6점)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음주 문화 항목의 감수성 지수가 2020년 64.3점에서 2년 새 16.3점 증가해 가장 많이 올랐다. 코로나19 기간 사회적 거리두기로 회식 문화가 축소되면서 원하지 않는 회식에 대한 갑질 감수성도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직장 내 괴롭힘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사진은 이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최근 직장 내 괴롭힘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사진은 이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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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육아 직원 배려(53.7점)와 저성과자 해고(57.6점) 등의 항목에서는 감수성이 낮게 나타났다. 퇴사 직원에게 책임 묻기(58.8점), 야근(59.6점), 채용공고 과장(61.0점)에 대한 감수성도 낮았다. 특히 육아 직원 배려에 대한 감수성 지수는 2020년 60.3점에서 2021년 56.6점으로 지속해서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감수성 지수는 성별이나 나이 등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연령별로는 20대(76.2점)가 가장 높았다. 20대와 50대는 펜스룰(성 추문의 꼬투리가 될 만한 행동을 하지 않는 것, 18.2점), 퇴근 후 SNS(11.9점), 장기자랑(11.1점) 등에서 큰 격차를 보였다.


또한 여성(77.1점)의 감수성 지수가 남성(71.3점)보다 5.8점 높게 나타났다. 남녀 간 가장 차이가 큰 유형은 펜스룰(12.7점), 반말(9.9점), 여직원근무(9.9점), 음주강요(9.7점) 등이었다. 직급별 차이도 있다. 일반사원(74.3점)과 상위관리자(70.9점)의 평균 점수 차이는 3.4점으로 나타났다. 특히 휴가 사용 제한(15.5점)이나 맡겨진 일 야근(14.7점), 휴일·명절 근무(12.8점) 등에서 상위관리자의 감수성 지수가 크게 낮았다.


이를 두고 전체 평균 대비 하위 지표에 해당하는 괴롭힘 유형과 사례에 대해 직장 내 괴롭힘 예방교육 등으로 직장인들의 감수성을 높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편 최근 직장 내 괴롭힘 사례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이에 대한 중요도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답한 사람의 비율은 29.6%였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직후 조사된 2019년 9월(44.5%) 보다는 낮지만 올 3월(23.5%)보다는 6.1%포인트 높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재택근무가 종료됨에 따라 갑질 역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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