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길이 20cm…식물 닥치는 대로 먹어 치워
10년 걸려 퇴치한 지 1년도 채 안 돼 주 일대에 다시 출몰
[아시아경제 김나연 인턴기자]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유해 동물인 아프리카대왕달팽이가 퇴치된 지 1년도 안 돼 다시 주 일대를 습격했다.
이 달팽이는 500여종의 식물을 먹어치우는가 하면 심지어 집까지 갉아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현지 시각) 미국 CBS 방송 등 언론에 따르면 니키 프리드 플로리다 주 농업장관은 아프리카대왕달팽이 퇴치 작업에 나서 지난달 29일부터 이날까지 1000마리 넘는 달팽이를 잡았다고 밝혔다.
플로리다 주 농업당국은 지난달 23일 파스코 카운티에서 달팽이를 봤다는 정원관리사의 신고를 접수한 뒤 해당 지역에 봉쇄령을 내리고 달팽이 구제에 나섰다.
봉쇄령에 따라 사람이 아닌 식물이나 흙, 잔해, 건축자재 등을 지정구역 밖으로 옮기는 것이 금지됐다.
이 달팽이는 왕달팽이과에 속하며 껍데기 길이 25㎝, 몸길이 38㎝ 등까지 자랄 수 있다. 평균수명은 5~6년이지만 9~10년까지도 생존한다.
플로리다 농업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달팽이종은 최소 500종에 달하는 식물을 먹을 수 있어 농업이나 자연보호구역 등에 피해를 주는 유해 동물로 분류된다.
또 달팽이 한 마리가 4개월 차가 되면 한꺼번에 알 수천 개를 낳을 수 있어 번식력도 좋다. 움직이는 속도는 느려도 차량이나 기계 곳곳에 달라붙어 지역에 빠르게 침투할 수 있다.
식물 말고도 건물 마감재인 회반죽이나 페인트를 먹어 칼슘을 보충하기도 한다. 사람한테는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기생충을 옮길 수도 있다.
플로리다 주에서는 해당 달팽이가 퇴치된 역사가 이미 두 차례 있다. 지난 1969년 발견돼 1975년 퇴치됐지만, 2011년 다시 모습을 보여 지난해 박멸 작업이 완료됐다. 10년이 걸린 두 번째 퇴치 작업에는 2300만 달러(약 300억원)를 들여 달팽이 17만 마리를 잡았다.
이처럼 한번 달팽이가 번식하며 퍼져나가면 완전히 퇴치하는 데 수년씩 걸리기에 이번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플로리다 당국은 해당 달팽이를 보는 주민은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김나연 인턴기자 letter99@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