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이후 세달째 시세 하락
스포티지 디젤, 2월보다 200만원 가까이 빠져
휴가철 하락세 흔치 않아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중고차값 하락세가 뚜렷해졌다. 고유가에 경기침체 우려로 소비심리가 꺾이면서 찾는 이가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간 신차 출고 적체가 길어진 탓에 중고차로 수요가 몰리면서 치솟은 가격도 영향을 미쳤다.
7일 카이즈유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고차 등록대수는 193만532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줄었다. 연초까지만 해도 고공행진을 보이던 중고차 시세는 5월 이후 이달까지 세 달 연속 하락세다.
중고차 플랫폼 엔카닷컴에 올라온 시세를 연초와 비교해보면, 쏘나타 가솔린 모델은 비싼 매물이 2041만원 정도로 반년 전에 비해 125만원가량 떨어졌다. 수요가 꾸준해 올 초까지만 해도 가격이 오르던 모델이었다.
기아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스포티지 디젤 모델은 2453만원 정도로 2월(2638만원)에 견줘 200만원 가까이 빠졌다. 수입차 가운데서도 중고차 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세단을 중심으로 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나 아우디 A6 등의 일부 매물은 300만원 이상 내려갔다.
통상 여름휴가철은 중고차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오르거나 덜 빠지던 시기로 꼽히던 터라 최근 하락세는 흔치 않은 상황으로 업계에서는 본다. 소비심리가 꺾인 건 기름값 부담이 한껏 높아진 데다, 금리 인상 등으로 자동차 구매여건이 나빠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비가 좋거나 유지비용이 적게 드는 친환경차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차량 가격이 내려간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고물가에 경기침체 우려가 동시에 번지면서 주식·부동산 등 자산시장이 움츠러든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당장 가진 자산이 쪼그라든 데다 올 하반기나 내년 이후 경제상황이 불투명해진 만큼, 지갑을 닫는 이가 많아졌다는 얘기다. 그간 신차 주문 후 대기기간이 1년을 넘기는 등 출고 적체 장기화로 중고차 가격이 치솟은 점도 예비 수요자 발길을 돌리게 만든 요인으로 꼽힌다. 일부 인기가 많은 차종은 신차 출고 후 몇 달이 지나서도 가격이 거의 내리지 않거나 오히려 웃돈을 얹어 되파는 사례도 있었다.
중고차업계 한 관계자는 "국산·수입차 전반적으로 시세 감가폭이 지난달보다 커졌다"며 "여름휴가를 앞두고 중고차 수요가 늘어나는 시기지만 중고차 가격 상승과 유가 폭등까지 맞물리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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