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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기가 무섭다"…외식비 부담에 '혼밥'하고 약속 줄이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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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물가, 3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1년 전보다 8.0%↑
저렴한 점심 찾는 직장인들…만남 약속 줄이기도

정부의 6월 소비자물가 동향 발표를 하루 앞둔 4일 서울 남대문시장 한 음식점이 한산하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정부의 6월 소비자물가 동향 발표를 하루 앞둔 4일 서울 남대문시장 한 음식점이 한산하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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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물가가 급등하면서 시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외식비 부담이 커진 직장인들은 '혼밥'으로 끼니를 대충 해결하고, 일각에서는 약속을 줄이면서 지갑을 닫고 있는 모습이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가 지난 달 6.0% 올랐다. 이 가운데 개인서비스 중에서 외식 물가는 1년 전보다 8.0% 올라 1992년 10월(8.8%) 이후 약 3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세부 품목별로 보면 갈비탕(12.1%), 자장면(11.5%), 치킨(11.0%), 김밥(10.6%), 생선회(10.4%) 등이 10% 넘게 올랐다.코로나19 이후 일상회복 기조로 외식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생산 비용이 늘었고, 전체 외식 물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높은 외식 물가에 직장인들의 점심값 부담도 크게 늘었다. 직장인들은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거나 혼자 편의점 음식으로 끼니를 떼우면서 '런치 플레이션'(lunchflation, 런치+인플레이션)에 대응하고 있다.


20대 직장인 한모씨는 "회사에서 식대를 제공하기는 하는데, 점심값이 연봉에 포함돼 있어서 내 지갑에서 나가는 돈이나 마찬가지"라며 "회사 구내식당 음식의 질이 좋은 편은 아닌데 점심 식비가 부담돼서 울며 겨자먹기로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있다"고 전했다.

방학 중 대학교 학과 사무실에서 근로 학생으로 근무 중인 대학생 A씨(21)는 "시급은 9천원 정도인데 적당한 밥 한끼 먹으려면 만원은 줘야 한다"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부터 근무하는데 따로 식대가 나오지 않아 부담이 더 크다. 어제도 그냥 김밥 한줄로 때웠다"고 전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없음.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없음.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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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외식 물가가 치솟은 탓에 친구와 지인 등 만남을 미루거나 꺼리는 모습도 나타난다. 특히 주머니 사정이 더 가벼운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느끼는 고물가 부담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카페거리를 방문한 직장인 최모씨(25)씨는 초인플레이션 상황을 체감했다. 최씨는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이 7500원이더라"라며 "핫플레이스(인기있는 장소) 물가가 높은 걸 감안해도 너무 비싸다. 보통 그런 곳은 친구랑 같이 가는데, 커피 2잔에 케익 하나만 사먹어도 2만원이 넘는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 카페투어를 좋아하는데, 요즘은 예전처럼 자주 가기 망설여진다"고 전했다.


아예 '짠물 소비'로 허리띠를 졸라멘 사람들도 있다. 20대 취업준비생 이모씨는 "배달은 끊은 지 오래고, 몇개 담으면 금방 5만원 되는 물가라 요즘은 '냉장고 파먹기'(집에 있는 식재료를 활용해 끼니를 해결하는 것)를 하고 있다"며 "지금 알바 시급으로는 빠듯하게 생활해야 해서 소비를 최대한 절제하고 있다. 친구도 거의 만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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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물가 상승이 계속되면서 서민 경제의 적신호가 켜지자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물가를 챙기겠다고 나섰다. 앞서 5일 윤 대통령은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제가 직접 민생 현안을 챙기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금 경제가 매우 어렵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의 경우 한 6% 정도 상승했다"며 "공급망 재편, 코로나 팬데믹이 겹치면서 전세계가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가장 심각한 물가 충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민생의 어려움을 더는 데에 공공 부문이 솔선하고 앞장설 것이다. (공공기관이) 불요불급한 자산을 매각하고, 과감한 지출구조 조정과 경영 효율화로 허리띠를 졸라맬 것"이라며 "그렇게 해서 마련된 재원을 더 어렵고 더 힘든 분에게 두텁게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권도 직장인의 점심값 부담을 줄이겠다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5일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직장인의 점심값에 대한 비과세 한도를 늘리는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식사비용의 비과세 한도 기준을 현행 월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올리는 내용이다.


이 의원은 "월 10만원 기준은 2003년 개정 이후 19년째 같은 기준"이라며 "비과세 식사 대 금액을 최소 월 20만 원 이하로 규정할 수 있도록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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