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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아 고맙다!...19초에 1대 바람을 만드는 공장[신일전자 천안공장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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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선풍기 시장 점유율 40% 1위 신일전자
일평균 4500대 선풍기 생산…19초에 1대
선풍기 종류 600여종 달해…조립방식 달라 자동화 아닌 수작업
다품종 소량생산, 소비자 만족 위한 63년 신일의 경쟁력

생산인력 10% 품질관리 배치…지난해 불량률 1% 미만
한국품질만족지수(KS-QEI) 선풍기 부문 16년 연속 1위
역대급 더위에 올 판매량 20% 증가 예상
물량 소화 위해 9월 신규 물류창고 준공도

충남 신일전자 천안공장 1층 생산라인에서 직원들이 수작업으로 제품을 조립하고 있다./천안=강진형 기자aymsdream@

충남 신일전자 천안공장 1층 생산라인에서 직원들이 수작업으로 제품을 조립하고 있다./천안=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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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곽민재 기자] 역대급 무더위를 맞은 날씨에 선풍기 생산라인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신일전자의 국내 선풍기 시장 점유율은 40%로 국내 1위. 지난달 말 찾은 충남 천안시 신일전자 공장(3만5000㎡ 규모)에선 하루 4500대의 선풍기가 생산된다. 19초에 1대꼴이다.


선풍기 공장은 이맘때가 가장 바쁘다. 공장은 자동화됐지만 마지막 단계인 조립공정은 직원들의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컨베이어벨트 옆 서른 명 남짓한 직원들은 정전기방지 장갑을 낀 손으로 본체와 사출품, 프레스 철판, 전기회로 등 100여 개에 달하는 부품을 조립하느라 분주하다. 몸통을 조립한 후 모터가 들어가는 헤드 부분을 따로 만들어 결합하면 선풍기가 완성된다.

선풍기 종류만 600종…요즘엔 다품종 소량생산이 대세

신일전자가 수작업 공정을 고수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과 사양을 제품에 실시간으로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이는 제품이지만 신일전자의 선풍기 종류는 좌식형, 천장형, 공업형, BLDC(브러시리스 모터)팬 등 총 600여 종에 달한다. 동일한 모터를 사용해도 본체의 색상, 하단 금속 빛깔의 크롬 장식 등 부품 하나를 바꿀 경우 조립방식이 모두 달라지기 때문에 수작업 공정이 유리하다. 다양한 제품 공급은 신일전자가 창사 63년간 지켜온 전통이자 경쟁력이기도 하다.


충남 신일전자 천안공장 생산라인에서 한 직원이 전동공구로 제품을 조립하고 있다./천안=강진형 기자aymsdream@

충남 신일전자 천안공장 생산라인에서 한 직원이 전동공구로 제품을 조립하고 있다./천안=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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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유통채널마다 원하는 선풍기 기종이 모두 다르다. 공장 1층의 좌측 생산라인은 오전에는 천장용 선풍기를 만들고 있었지만 오후에는 BLDC 모터 선풍기 생산라인으로 바뀌었다. 상대적으로 무게가 있는 천장용 선풍기를 조립하기 위해서는 에어 컴프레셔가 사용되지만, BLDC 선풍기 생산에는 전동 공구와 플라스틱 부품 등이 사용된다. 공정이 바뀔 때마다 라인의 장비와 부품을 교체해야 하기에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다. 이병기 생산관리 부장은 "신일은 유통채널별 소비자가 선호하는 니즈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다양한 디자인과 사양의 제품을 그때그때 시장에 내놓기 위해 비용이 들더라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수작업을 고수하고 있다"고 했다.


충남 신일전자 천안공장 생산라인 중간검사실에서 직원들이 제품의 동작검사를 진행하고 있다./천안=강진형 기자aymsdream@

충남 신일전자 천안공장 생산라인 중간검사실에서 직원들이 제품의 동작검사를 진행하고 있다./천안=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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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선풍기는 품질검사를 위해 생산라인 한 대당 두 개씩 있는 컨테이너 같은 회색의 중간검사실로 보내졌다. 직원들은 완성된 선풍기에 콘센트를 꽂고 빨간색 내전압 검사기를 통해 전류가 밖으로 새는 쇼트 현상이 발생하는지 테스트한다. 전류가 밖으로 샐 경우 소비자들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 직원들은 타이머, 회전, 강·중·약 바람 세기 버튼을 딸깍딸깍 소리와 함께 꼼꼼하게 누르며 제품 기능에 이상이 없는지를 테스트한다. 외관 검사까지 마치면 완제품은 박스에 담겨 포장된다.

불량률 1% 미만…역대급 더위 매출 25% 증가 예상

포장된 선풍기 중 일부는 2층 성능점검실로 보내져 한 번 더 검사를 받는다. 이곳에서 품질관리팀 직원은 포장된 제품을 꺼내 선풍기 헤드 정면에 붉은색 스티커를 붙이고 타코메타(회전속도계)로 빛을 반사시켜 날개 회전수 rpm을 측정한다. 통상 1200rpm이 나올 경우 강풍에서 최적의 성능을 발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작동되는 선풍기의 떨림 폭이 0.5cm를 넘어가지는 않는지 날개의 밸런스를 확인하는 진동검사와 제품 넥을 위아래로 움직였을 때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하는 내구성 검사를 거친다. 마지막으로 택배 배송 시 충격에 의해 제품이 파손될 우려가 없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75㎝ 높이에서 10번 선풍기가 포장된 박스를 바닥에 던지는 낙하테스트를 거친다. 이 모든 과정을 통과해야 테스트는 끝난다.


신일전자 천안공장 2층 성능점검실에서 품질관리팀 직원이 타코메타(회전속도계)로 날개 회전수를 측정하고 있다./천안=강진형 기자aymsdream@

신일전자 천안공장 2층 성능점검실에서 품질관리팀 직원이 타코메타(회전속도계)로 날개 회전수를 측정하고 있다./천안=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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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품질관리 덕인지 신일전자는 2006년 한국표준협회로부터 한국품질만족지수(KS-QEI) 선풍기 부문 1위 기업으로 인증받은 이래 16년째 1위 자리를 유지해 오고 있다. 2015년에는 ‘한국품질만족지수 명예의 전당’에도 올랐다. 명예의 전당에 오른 기업은 업종을 망라하고 국내에 9곳에 불과하다. 이 부장은 "사람 손으로 완성된 선풍기는 반드시 또 한 번 직원들의 품질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며 "전체 생산 인력의 10%가 품질관리에 투입할 만큼 철저하게 관리한 끝에 지난해 신일전자의 선풍기 불량률은 1% 미만이었다"고 했다.


충남 신일전자 천안공장 물류창고에서 제품이 출하되고 있다./천안=강진형 기자aymsdream@

충남 신일전자 천안공장 물류창고에서 제품이 출하되고 있다./천안=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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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통 같은 날씨에 물류창고 밖 5t 화물트럭 앞에는 포장된 선풍기 박스가 산더미같이 쌓여있다. 평년에는 7월 말이면 선풍기 생산이 끝나지만, 올해 늦더위가 예상되는 만큼 8월에도 추가 생산이 이뤄질 예정이다. 지난해 180만대였던 선풍기 판매량은 올해 20%가량 증가해 200만대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1970억원이었던 매출액이 올해 25%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정윤석 신일전자 대표는 "최고급 무선 BLDC팬이 홈쇼핑에서 두 시간 만에 18억원어치나 판매되는 등 매출 증가와 에어써큘레이터 등 대형품목군 비중이 확대돼 기존 물류창고가 물량을 소화하지 못할 정도"라며 "올 9월 말까지 1만㎡ 규모의 신규 물류창고를 준공할 예정"이라고 했다.


충남 천안=곽민재 기자




충남 천안=곽민재 기자 mjkw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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