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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계 "여성만 경력복귀 지원은 역차별" 논란[과학을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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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선 남녀 불문 지원, 한국은 여성만 포함돼
"과학기술인력 확보, 유지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다뤄야"

과학기술계 "여성만 경력복귀 지원은 역차별" 논란[과학을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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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요즘은 남성들의 출산, 육아 휴직도 늘어나는데, 왜 경력 복귀 프로그램은 여성에게만 지원해 주나?"


장래가 촉망되던 과학자들이 경력을 쌓아 나가다가 출산ㆍ육아 등의 이유로 이탈하는 경력 단절, 즉 '새는 파이프라인' 현상은 종래 여성 연구자들만의 문제인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젊은 세대일 수록 남성 연구자들도 아이를 가진 후 전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 성별을 불문한 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이공계(STEMㆍ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 인력의 출산ㆍ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 현상이 최근 들어 남녀 불문하고 확산되고 있다.


기존 경력단절 현상은 주로 여성들이 겪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특히 STEM 분야는 기술 혁신 속도가 빠르고 집중적인 노동ㆍ연구가 필요해 일ㆍ가정 양립이 가장 어려운 분야다. 일단 출산ㆍ육아 등으로 한 번 경력이 단절되면 다시 복귀하지 못하거나 영구 퇴출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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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이같은 경력단절 문제가 여성 뿐만 아니라 남성 연구자들에게서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8년간 미국 STEM 분야 인력의 경우 23%의 남성 연구자들이 첫 아이가 태어난 이후 전일제 STEM 직장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43%였다. 2006~2016년간 캐나다의 STEM 분야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남성이 이 분야에 더 많이 고용돼 있긴 하지만, 젊을 수록 이탈하는 숫자가 많았으며, 특히 석사학위자보다는 학사학위자가 이탈율이 높았다.

즉 성별에 상관없이 젊을 수록 STEM 분야에서 비 STEM 분야로의 경력 단절 또는 이탈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첫 아이를 가진 후 더욱 심해지고 있다. 특히 MZ세대의 유입과 코로나19에 따른 생활ㆍ노동 환경의 변화로 인해 남ㆍ녀 불문하고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은 물론 미국 등 다른 나라들은 성별에 관계없이 모든 경력 단절자를 대상으로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같은 아시아권인 일본도 '특별연구원 RPD 제도'를 통해 출산ㆍ육아로 연구를 중단한 연구자에 대해 여성은 물론 남성에게도 지원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그러나 한국은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 촉진법'에 따라 지원이 이뤄지면서 '여성'으로만 지원 대상이 한정돼 있는 상태다. 또 임신ㆍ출산ㆍ가족 돌봄 외 개인의 건강 상의 이유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사람들은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 다른 나라들은 복귀자들에 대해 최소한의 경력기간을 요구하는 반면 한국은 경제 활동 경력이 없어도 지원해 주는 것 등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과학기술계 관계자는 "이런 정책의 차이는 경력 단절 문제의 대부분을 여성 인력이 경험했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도 여성을 대상으로만 수립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해외 사례를 보거나 최근 MZ세대들의 인식 변화ㆍ워라벨 중시 등의 상황을 보더라도 경력 복귀 프로그램을 더 이상 여성으로만 한정해서는 안 되며 과학기술인력 확보ㆍ유지라는 종합적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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