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국내 미술시장 규모 9223억원…3배 가까이 성장
젊은 세대 주요 고객으로 떠올라…전 세계적 현상
청년 작품 전시하는 전시회도 덩달아 인기
전문가 "젊은 세대 기존 미술 문법 따라가지 않아"
[아시아경제 강우석 기자] 최근 MZ세대(1980~2000년생)를 중심으로 국내 미술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청년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판매하는 전시회도 개최되며 젊은 세대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뻔한 것을 거부하는 젊은 세대의 특징이 또래 세대 작가들에 대한 선호로 이어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미술시장은 지속해서 성장 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1년 한국 미술시장 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미술시장 규모는 화랑(4400억원), 경매시장(3280억원), 아트페어(1543억원) 등을 합해 총 9223억원에 이른다. 2019년과 2020년 각각 3812억원, 3291억원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규모가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국내 미술시장 급성장에는 2020년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 문화환경 등이 바뀌며 미술 수요층이 다양해진 것이 큰 이유로 꼽힌다. 특히 MZ세대가 주요 고객으로 떠올랐다. 미술품경매사 서울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정회원 신규 가입자 수는 1만738명으로 2019년(2624명)에 비해 4배 이상 크게 늘었는데, 이 중 20~40대 젊은 층은 68%를 차지했다.
신규 고객들의 직업군도 달라졌다. 예술경영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컬렉터의 절반은 젊은 층이 많은 IT 업계, 스타트업, 온라인 쇼핑몰 종사자로 파악됐다. 기존 전문직, 자산가 등 직업군에서 변화한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한국 뿐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MZ세대는 미술시장에서 새롭게 입지를 다지고 있다. 세계 최대 아트페어 주관사인 아트바젤과 스위스 금융그룹 UBS가 공동으로 펴낸 '2022년 세계 미술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미술품 컬렉터 중 MZ세대의 비중은 58.7%에 달한다.
이렇다보니 '영 컬렉터(젊은 수집가)'들을 겨냥한 전시회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17~19일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에서는 80여팀의 청년 작가들이 참여하는 전시 '그림도시' 가 개최됐다. '예술가들이 모인 가상의 도시'를 컨셉으로 하는 '그림도시' 전시는 2016년부터 매년 개최돼 왔는데, 올해 유독 관심이 뜨거웠다. 전시를 기획한 윤영빈 예술고래상회 대표는 "(이번 전시에서) 이전보다 (작품) 판매 수익이 높아진 측면이 있고 (작가들이) 작품 원화를 판매하신 비율이 예년에 비해서 훨씬 높았다"고 밝혔다.
관람 연령층과 성별도 다양해졌다. 윤 대표는 "올해는 (관람하시는) 나이대나 성비 같은 것들이 굉장히 다채로워졌다. 기존에는 여성 관람객들이 많았다면 이번 전시에는 20·30대 남성 분들이 혼자 오신다든지 하는 변화들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림도시'는 '2022 작가미술장터'의 첫 전시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관하는 '작가미술장터'는 지난 2015년부터 각 지역 활동 작가, 청년 작가 등 신진 작가들에게 미술품 전시 및 거래 기회를 마련해주는 식으로 개최돼왔다. 신진 작가 특유의 개성이 담겨있는 300만원 이하의 중저가 작품으로 전시를 구성해 젊은 세대 등 미술시장에 새로 유입된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시는 6월 서울을 시작으로 10월까지 파주, 부산, 순천, 광주, 충주 등 전국 9곳에서 15차례 개최될 예정이다.
전문가는 젊은 세대가 자신만의 고유성을 추구하는 것이 또래 세대 작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젊은 세대는 기존의 미술 문법, 뻔한 것을 거부하는 특성이 있다. 결국 자신의 취향에 맞는 선택을 하며 만족을 얻는데, 이것이 또래 작가, 신진 작가에 대한 열광으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자기만족과 더불어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알아 볼 수 있는 역량이 내게 있다'는 식의 과시 심리도 요인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우석 기자 beedoll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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