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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4일제 실험, 아이슬란드는 성공-프랑스는 실패…무엇이 달랐나[찐비트]

최종수정 2022.07.01 08:42 기사입력 2022.06.28 13:00

[주4일 근무시대③]
임금·생산성·근로시간, 어떻게 조율하나…실험 사례 들여다보니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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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100 : 80 : 100 = 임금 : 근로시간 : 생산성’


글로벌 비영리단체 ‘포데이위크 글로벌’이 지난 7일(현지시간) 영국에서 대규모 주 4일 근무제 실험을 실시한다고 발표하면서 핵심 요소로 세가지를 언급했다. 생산성과 임금은 기존과 동일한 100%를 유지하되 근로시간은 80%로 줄인다는 원칙을 세운 것이다. 일반적으로 근로자들이 근무시간이 줄어든다고 해서 임금이 감소하는 것을 원치 않고 기업도 생산성을 양보할 수 없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이러한 원칙을 세워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주 4일 근무제 실험은 최근에서야 시작된 것이 아니다. 100년 가까운 기간 동안 국가와 기업 차원에서 여러차례 실험이 이뤄졌다. 그 과정 속에서 포데이위크 글로벌이 언급한 세 가지 요소는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하는 데 반드시 고려해야 할 핵심 요소로 꼽힌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달 기획기사를 통해 주 4일 근무제가 ▲근로시간은 줄이되 임금은 줄이지 않는 형태 ▲근로시간 줄이는 대신 임금도 줄이는 형태 ▲근로시간은 유지하되 근무일자는 줄여 하루 근무시간을 늘리고 임금은 유지하는 형태 등이 있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주 4일 근무시대'

1) 근로시간 줄이되 임금은 그대로 : 아이슬란드와 영국 마케팅 대행사 럭스

근로시간은 줄이면서 임금과 생산성을 그대로 유지하는 방식은 주 4일 근무제 도입의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다. 아이슬란드에서 2015~2019년 이뤄진 대규모 주 4일 근무제 실험이 이에 적합한 대표 사례다. 당시 아이슬란드 공공부문 근로자의 근무시간을 기존 주 40시간에서 35~36시간으로 줄이고 연봉은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생산성을 높여 성공적으로 주 4일 근무제를 치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국의 싱크탱크 오토노미가 이를 분석해 지난해 6월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이 실험은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 시의회와 중앙정부 주도로 2500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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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는 무조건 오후 3시 이전에 가능하고 불필요한 회의는 줄이며 가급적 회의를 이메일 등으로 대체하고 커피 마시며 휴식을 취하는 시간을 줄이고 서비스를 디지털로 전환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근무시간은 줄이고 임금은 유지하면서 서비스 효율성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당시 실험 대상군은 육체·정신적 스트레스가 낮고 직무 만족도와 생산성, 일과 삶의 균형이 모두 올랐으나 대조군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 실험 이후 현재 아이슬란드 공무원 대부분은 이전 40시간에서 현재 26~35시간 근무하고 있다고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전했다.


영국 에딘버러에 기반을 둔 마케팅 대행사 럭스도 임금 감소 없이 주 4일 근무제에서 성공을 거뒀다.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1월 주 4일 근무제 실험을 시작했고 2년 간의 실험을 거쳐 지난 1월 정식 도입했다. 럭스는 실험 기간 중 클라이언트와의 교류를 위해 월~목요일, 화~금요일 교대근무조를 구성했고 직원들에게 주 4일 근무 실험 여부 자체를 공개하지 않아 생산성 차원에서 업무에 차질을 빚지 않는지를 파악하고자 했다. 그 결과 럭스는 실험 기간 중 매출이 30% 올랐고 생산성은 24% 증가했다고 밝혔다. 앨리스 윌 럭스 공동창업자는 지난 20일 CNBC방송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쏟아부었느냐가 아니라 결과물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 근로시간 줄이되 임금도 감축 : 일본 미즈호파이낸셜그룹

주 4일 근무제 도입으로 근로시간은 줄이면서 임금도 줄이는 선택형 주 4일제가 일본에서 잇따라 도입되고 있다. 일본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은 2020년 12월부터 직원이 선택할 경우 주 4일 근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직장 문화가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일본에서 특히 금융업에서 나온 새로운 근무 형태에 파격적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미즈호가 도입한 방식은 근무시간을 줄이되 임금도 20% 감축하는 형태로 일의 유연성을 원하는 희망자가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식이다. 원하면 주 3일만 근무하고 임금의 60%만 받는 것도 가능하며 다시 주 5일 근무제로 돌아갈 수도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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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호파이낸셜그룹에서 이 방식을 선택한 직원이 얼마나 되는 지, 이들의 만족도나 생산성은 어떻게 됐는지 등은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다만 이 방법의 경우 임금이 다소 줄어도 생활에 문제가 없는 경우에는 유연하게 근무할 수 있어 유리한 점이 있지만 생계와 직결된다는 점 때문에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니혼게이자이는 지난해 12월 마이네비게이션이 일본인 정사원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주 4일 근무제 중 근무 일수 감소에 따라 수입이 줄어든 형태에 대해 78.5%가 ‘원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러한 방식의 경우 일각에서는 사실상 기업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도입하는 구조조정과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악용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3) 근로시간 유지하되 근무일자는 줄여 하루 근무시간 확대 : 일본 조조타운

근무시간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근무 일자를 줄여 하루 근무시간을 확대하는 방법도 있다. 임금은 100% 동일하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일본의 최대 온라인 패션 브랜드 조조타운은 지난해 4월부터 이 방식을 채택했다. 이곳에서 일하는 30대 한 직원은 기존 휴일이었던 토·일요일에 추가로 수요일을 휴일로 지정했다. 주 5일 근무할 경우 하루 8시간 일하지만 휴일을 추가하겠다고 선택하면서 하루 10시간 근무하는 형태로 바뀐다. 대신 임금은 변동이 없다. 조조타운은 반년 간의 준비를 거쳐 도입했고 이 근무 형태를 선택한 직원들의 추가 근무시간이 63% 감소하고 실질적인 생산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다만 이 방식은 근무 일수만 하루 줄였을 뿐 일 자체의 양은 줄어들지 않는다는 전제가 바탕이 됐다는 점에서 직원들의 웰빙을 오히려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실험을 해보니 하루 근무시간이 길어 몸에 부담이 되는 직원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조직 심리학자인 엠마 러셀 서식스대 선임 강사 등은 하버드비즈니스스쿨(HBS)에 지난달 기고한 글을 통해 "미디어 상에서 주 4일 근무제는 생산성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홍보된다"면서 "근무시간의 단축은 업무양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리더들이 알아야한다"고 지적했다.

4) 근무시간 줄이고 임금은 동일하게 하되 고용률 높이려 했다가 실패 : 프랑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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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 근로시간, 임금 등 세가지 요소 외에도 고용률이라는 다른 요소가 주 4일 근무제 실험에 개입한 적도 있다. 프랑스는 주 4일 근무제를 통해 고용률을 높이는 실험을 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 기업이 갖는 생산성 확대라는 목적과는 다르게 국가 차원에서는 1998년 당시 10%에 달했던 실업률을 낮추는 데 주 4일 근무제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직원들의 근무 시간이 줄면 기업이 추가 고용을 하게 된다는 가정 하에서였다.

프랑스는 1998년 당시 근무시간을 주 39시간에서 주 35시간으로 단축하고 초과근무는 연간 130시간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도입했다. 1998년 첫 도입 당시에는 주당 근무 시간을 전환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했는데 2000년부터는 20명 이상의 직원들 둔 회사들은 법적으로 변경하도록 했다. 프랑스의 대표 쇼핑몰인 까르푸는 매장 고객 수에 따라 업무와 근무시간을 조정하는 등 대응했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당시 프랑스 직장인들의 주 평균 근무시간은 39.5시간으로 근무시간이 크게 단축되지 못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014년 프랑스의 주 4일 근무제를 분석한 기사에서 "많은 프랑스 기업들이 법을 넘어설 수 있는 허점들이 많았다"면서 실업률은 개선되지 않았고 시간제 계약직이 늘었다고 지적했다.

편집자주[찐비트]는 ‘정현진의 비즈니스트렌드’이자 ‘진짜 비즈니스트렌드’의 줄임말로 조직문화, 인사제도와 같은 기업 경영의 트렌드를 보여주는 코너입니다.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외신과 해외 주요 기관들의 분석 등을 토대로 신선하고 차별화된 정보와 시각을 전달드리겠습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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