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당 소속 환경부 장관은 "퇴출 지지" 엇갈린 입장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유럽연합(EU)이 추진 중인 2035년 내연기관차 퇴출 계획이 난관에 봉착했다.
2035년 내연기관차 퇴출은 지난해 7월 EU 집행위원회가 공개한 친환경 정책 '핏 포 55(Fit For 55)'의 일환으로 제안됐다. 유럽의회 환경위원회는 지난 8일 2035년까지 내연기관 신차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100% 줄이는 집행위원회의 제안을 통과시켰다. 사실상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한 것이다.
법안이 최종적으로 법제화되려면 EU 각 회원국 정부의 인준이 필요한데 독일에서부터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21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크리스티안 린드너 독일 재무장관은 이날 수도 베를린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유럽에서 내연기관차를 단계적으로 완전히 없애는 것은 잘못된 결정"이라며 "독일은 내연기관 엔진 금지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린드너 장관은 유럽이 내연기관 차량을 완전히 퇴출시키면 유럽과 세계 다른 지역 자동차 시장 격차가 좁혀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린드너 재무장관은 독일 연정을 이루고 있는 친기업 성향의 자유민주당 대표다. 앞서 유럽의회 환경위원회가 퇴출 법안을 승인한 뒤 독일 자동차업계에서는 내연기관차가 퇴출되고 전기차로의 전환 과정에서 수 만명 실직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연정 내 또 다른 정당인 친환경을 중시하는 녹색당은 2035년 퇴출을 지지하고 있어 연정 내 의견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녹색당 소속의 슈테피 렘케 독일 환경부 장관은 D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독일 정부는 "EU 집행위와 유럽의회의 제안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린드너 장관과 다른 목소리를 냈다.
유럽 자동차 업계에서도 독일 연정의 경우에서처럼 내연기관 차량 퇴출에 엇갈린 의견이 나온다. 스텔란티스는 최근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서 탈퇴하고 밝혔다. 유럽의회의 퇴출 결정과 관련 ACEA 내 다른 자동차업체와 입장이 다르다는 이유에서였다. 카를로스 타바레즈 스텔란티스 최고경영자(CEO)는 지속적으로 EU가 전기차 시장으로의 전환을 서두르는 것에 불만을 나타냈다. 반면 폭스바겐, 메르세데스 등은 유럽의회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이었다.
이탈리아는 2035년 내연기관차 퇴출과 관련, 페라리와 같은 고급차의 경우 예외를 인정해줄 것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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