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기후 변화로 인한 이른 폭염으로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다. 프랑스는 일부 지역의 야외 활동을 아예 금지했고 미국은 주민들에게 외출 자제를 권고하는 등 세계 각국이 역대급 무더위에 맞서는 모양새다.
17일(현지 시각)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일부 지역 한낮 최고 기온이 40도를 넘겼다. 이는 1947년 이후 프랑스에서 연중 가장 이른 시기에 찾아온 폭염이다.
이에 따라 일부 시 당국은 야외 활동을 금지했다. 낮 기온이 39도까지 오른 지롱드주 보르도시는 이날부터 폭염이 끝날 때까지 콘서트와 대규모 공개 모임 등 야외 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 실내 행사도 에어컨이 설치되지 않은 곳에서는 금지됐다.
영국도 이날 연중 최고기온을 경신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런던 인근 히드로 공항의 기온은 32도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일부 지역에 '열 건강 주의보'를 최고 4단계 중 3단계까지 높였다.
미국 곳곳에서도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캔자스주에서는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37.7도를 넘어서는 폭염이 이어졌다. 이전에는 21~26도 수준에 머물렀던 기온이 갑자기 치솟은 것이다. 미국 남동부 멕시코 연안과 오대호, 동부 캐롤라이나주 일대에는 폭염주의보와 폭염 경보가 발령됐다. 이에 따라 미국 기상청은 지난 15일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되도록 외출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미 국립해양대기청 기후예측센터는 올여름 내내 미 전역이 평년 기온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인도나 스페인 남부 등에서는 지난 4월부터 때아닌 무더위가 찾아온 바 있다. 지난달 23일 불름버그통신은 인도 남부 지방의 한낮 기온이 50도를 넘었다고 보도했다. 또 일부 도시의 기온이 51도까지 치솟았던 파키스탄의 5월 일평균 최고기온은 45도였다.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역은 낮 기온이 평년보다 10~15도 높은 40도를 기록했다.
영국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인도 북서부와 파키스탄의 폭염 발생 가능성은 100배 이상 커졌다. 올 4~5월과 같은 폭염이 과거엔 312년에 한 번꼴로 찾아온 것과 달리 지금은 3.1년에 한 번꼴로 찾아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21세기 말이면 거의 매년(1.15년) 극심한 폭염이 찾아올 수 있다.
한편 이러한 기온 상승이 기후 변화의 직접적이고 뚜렷한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가 지구 대기로 대량 방출돼 태양열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가둬 지구 온도를 높인다는 설명이다. 클래어 눌리스 제네바 세계기상기구(WMO) 대변인은 기후 변화의 결과로 폭염이 더 일찍 시작되고 있다고 밝혔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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