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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이, 관순이 집은 한국" 서울대공원, 침팬지 체험동물원 반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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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 앞에서 침팬지 광복·관순이 반출 반대 집회 열려
반출 예정 '따만 사파리', '학대 논란'에 현지 동물단체도 방문 자제
동물권 단체, 합사 어려움·번식 가능성 등 반출 사유 일제히 비판
서울대공원, 광복·관순이 공연 금지 약속 받아

14일 오후 12시께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서울대공원 침팬지 체험동물원 반출 반대 집회'가 열렸다./사진=김정완 기자 kjw106@

14일 오후 12시께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서울대공원 침팬지 체험동물원 반출 반대 집회'가 열렸다./사진=김정완 기자 kjw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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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정완 기자] "광복이, 관순이의 반출을 중단하라!", "동물학대하는 체험동물원 반출을 중단하라!"


14일 오후 12시께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30여명의 동물권 단체 활동가들과 시민들이 일제히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광복이와 관순이 반출을 중단하라', '관순이 관복이 집은 서울이에요' 등의 팻말을 들고 동물권 보장을 촉구했다.

이날 시청 앞에서 열린 '서울대공원 침팬지 체험동물원 반출 반대 집회'는 침팬지 광복(13살)·관순이(10살)를 사랑하는 시민들, 곰보금자리프로젝트,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이, 동물을위한행동, 동물자유연대 등의 주최로 진행됐다.


지난 4월 서울대공원은 사육 중인 침팬지 '광복이'와 '관순이'를 인도네시아의 체험형 동물원인 '따만 사파리'로 반출할 계획을 밝혔다. 이 같은 결정에 반대 의사를 밝힌 동물권 단체들과 시민들은 매주 일요일 서울대공원 앞에서 5차례의 집회를 이어왔다.


그럼에도 서울대공원이 반출 의사를 유지하자 공원 운영에 책임을 갖는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답변을 요구하고자 서울시청으로 자리를 옮겨 6회차 집회를 진행했다.

'광복이와 관순이의 반출을 중단하라', '관순이 관복이 집은 서울이에요' 등이 팻말을 든 동물권단체와 시민 등 30여명이 서울시청 정문 앞에 모였다./사진=김정완 기자 kjw106@

'광복이와 관순이의 반출을 중단하라', '관순이 관복이 집은 서울이에요' 등이 팻말을 든 동물권단체와 시민 등 30여명이 서울시청 정문 앞에 모였다./사진=김정완 기자 kjw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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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광복이와 관순이 반출을 반대하는 이유는 서울대공원이 반출을 결정한 '따만 사파리'가 현지 동물단체도 방문 자제를 권하는 '동물학대 논란'으로 문제가 되어 온 시설이기 때문이다.

동물단체 등 집회 주최 측 공지에 따르면 따만 사파리는 사자, 호랑이 등을 약물에 취하게 해 사진찍기 체험에 동원하거나 코끼리에게 학대행위를 한 것이 폭로되는 등 문제가 되어 온 시설이다. 주최 측은 "면담을 통해 침팬지 반출을 중단하고 시설을 개선하여 계속 사육하는 방법과 다른 반출지를 물색하는 방법을 제안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의 ‘따만 사파리’는 사자, 호랑이를 약물에 취하게 해 사진찍기 체험에 동원하거나 코끼리에게 학대 행위를 한 것이 폭로되어 논란이 일었던 동물원이다.사진=국제동물단체 OIPA 제공

인도네시아의 ‘따만 사파리’는 사자, 호랑이를 약물에 취하게 해 사진찍기 체험에 동원하거나 코끼리에게 학대 행위를 한 것이 폭로되어 논란이 일었던 동물원이다.사진=국제동물단체 OIP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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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따만 사파리'의 호랑이들은 아직도 구호에 맞춰서 나무에 매달리는 쇼를 하고 있고 돌고래도 쇼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호랑이가 쇼를 하고 돌고래가 쇼를 하고 코끼리가 등에 사람을 태우는 동물원이 정말 동물 복지를 생각하는 동물원이라고 생각하는지 오세훈 서울시장께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활동가들과 시민들은 침팬지 반출을 반대하는 내용의 팻말을 손에 들고 차례로 성명서를 낭독했다. 성명서에서 이들은 "서울대공원은 광복이 관순이가 나머지 네 마리의 침팬지와 섞이지 못한다는 전제를 전문가의 견해인 것처럼 깔고 있지만, 침팬지는 합사가 어려운 동물종이 아니다"라며 "세계의 침팬지 생추어리에서는 동물학대 시설에서 인공포육하거나 단독 사육했던 침팬지를 구조해서 다른 침팬지들과 새로운 그룹을 만들어 어울려 살게 한다"고 강조했다.


최인수 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는 "두 침팬지가 순 혈종이 아니라 교잡종이기 때문에 종 보전에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면 중성화를 하는 등 정리 사육을 하면 될 일"이라며 "합사를 하려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다. 합사가 어렵다는 것은 변명으로 보고 있다. 거기에 들어가는 비용을 굳이 지불하고 싶지 않아서 반출 겸 교환해서 새로운 동물도 들여오려는 걸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집회 주최 측은 남매인 광복이와 관순이의 번식 가능성 때문에 합사를 할 수 없다는 서울대공원 측의 입장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사진=김정완 기자 kjw106@

집회 주최 측은 남매인 광복이와 관순이의 번식 가능성 때문에 합사를 할 수 없다는 서울대공원 측의 입장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사진=김정완 기자 kjw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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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낭독에서 이들은 광복이와 관순이가 남매 사이인데 번식 가능성이 있어 합사를 할 수 없다는 이유를 반출 사유로 내세운 서울대공원 측의 입장에 대해 "관순이는 피임 시술을 했기 때문에 이는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광복이 역시 중성화를 할 수 있지만 서울대공원은 동물의 가치가 떨어질 것을 걱정하며 중성화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위에 참석한 정모씨(53세)는 "광복이는 중성화를 안 했고, 관순이도 수술에 의한 중성화가 아니라 기구를 삽입하는 피임 시술을 했다. 때문에 거기(따만 사파리) 가서는 분명히 번식을 하게 될 것"이라며 "관순이랑 광복이는 그 곳에 가게 되더라도 쇼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보장했지만, 둘의 새끼는 쇼에 참가시킬 것이다. 결국 이런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달 8일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분수광장 앞에서 광복이와 관순이의 반출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집회를 열었다. 어웨어 제공

지난달 8일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분수광장 앞에서 광복이와 관순이의 반출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집회를 열었다. 어웨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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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공용 동물원에서 잘못된 선례가 벌어진다면 이후 동물원들이 전시동물의 복지를 더 쉽게 생각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활동가 최씨는 "대한민국에서 공용 동물원 중 최대 동물원이라고 일컬어지고 미국동물원수족관협회(AZA) 인증까지 받은 동물원인데도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나머지 동물원들은 훨씬 더 쉽게 그런 일들을 벌일 수 있고, 점점 더 횡행하게 될 것"이라며 "전시동물의 복지가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는 단추를 끼고 있기에 반출 금지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날 처음 집회에 참석했다고 밝힌 김모씨(52세)도 "이번 일의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동물원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계속해서 만들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동물원이라고 하면 되게 유익하고 교육적인 곳이라고 생각하는데 너무 인간 중심적이다. 그곳에 있는 것은 동물인데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한 번씩 바꿔 생각해 볼 시기가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공원 측은 논란이 확산하자 동물 반입 반출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로 밝혔다. 다만 광복이와 관순이 반출은 다자간 계약체결 등 이유로 예정대로 추진 중이다. 관련해 서울대공원은 해당 사파리의 모든 침팬지는 공연하지 않고 있고 광복·관순이도 공연하지 않겠다는 약속의 공문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김정완 기자 kjw1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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