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500선 붕괴…1년 7개월 만
삼성전자, 3거래일 연속 '52주 신저가' 경신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코스피가 1년 7개월 만에 2500선 아래로 떨어진 가운데 국내외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개인 투자자(개미)의 투자 심리가 위축하고 있다. 특히 '국민주'로 불리는 대형주들이 연일 추락을 거듭하면서 개미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일부 개미들은 주식 매도를 놓고 고민하면서도 "지금 팔면 손해"라며 수익을 올릴 때까지 장기 투자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1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1.55포인트(1.26%) 떨어진 2472.96에 장을 시작했다. 지수가 25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20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12.52포인트(1.51%) 하락한 816.25에 장을 시작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체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개장 직후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6% 내린 6만1100원까지 떨어지면서 52주 신저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삼성전자의 신저가 행진은 3거래일째 이어지고 있다.
국내 대표 성장주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각각 3% 넘게 급락하며 전날에 이어 52주 신저가를 또 경신했다. 반면 시총 상위 종목 중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 대규모 증설 계획을 공시한 영향으로 유일하게 상승세를 보였다.
하락장이 본격화하면서 개미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8만2000원대에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인 직장인 신모씨(31)는 "삼성전자 주가가 언제쯤 우상향 될지 모르겠다. 주식을 처음 샀을 때는 '10만전자'까지 오를 줄 알았다"며 "삼성전자가 '국민주'라고 불리지 않나. '언젠가 오르겠지'라는 생각으로 기다리고 있다. 일단 장기투자 하면 언젠가는 기회가 올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카카오 주식을 보유한 회사원 강모씨(25) 또한 하락장에 한숨을 내쉬었다. 강씨는 "주변에 주식 투자를 안 하는 사람이 없어서 시작했는데 괜히 한 것 같다"며 "회사의 실적 등을 고려해서 투자한 건데 계속해서 주가가 하락하니까 답답하다. 차라리 정기예금이나 할 걸 싶었다"고 했다.
주식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투자자들의 푸념이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이대로 가다가 삼성전자 5만원대까지 내려가는 거 아니냐", "이렇게 급락한 건 주식 시작하고 처음 본다. 오늘은 또 얼마나 내려갈지 걱정", "주식시장 박살 났다. 쉽게 돈벌려다가 돈만 잃고 있다. 주식 잘 생각해보고 투자해라", "요즘은 단타 생각하면 안 되고 무조건 '장투(장기 투자)'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상황이 이렇자 주식 시장에서 발을 빼는 투자자들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작년 12월 말 67조5000억원에서 올해 5월 말 57조5000억원으로 10조원가량 감소했다. 올해 4월(61조4000억원)과 비교해도 4조원 가량 빠졌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맡겨둔 돈을 뜻한다.
한편 한국은행은 이날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긴급 시장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최근 국제 금융시장 상황 변화가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이 부총재는 "국내 금융·외환시장에서도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향후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 시장안정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115조원어치 거대 금광 발견했다…주가 오르고 난...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