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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치솟고 생존권까지 위협…'역대 최악의 가뭄'에 몸살

최종수정 2022.06.13 17:06 기사입력 2022.06.13 17:06

한달 평균 누적 강수량 평년 5.6% 수준
농산물 작황 악화… 공장 가동 중단
가뭄 위기 전 세계 확산

지난 2일 계속된 봄 가뭄으로 충남 태안군 이원면 이원 간척지 수로의 물이 말라 바닥이 갈라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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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예은 기자] 최근 겨울부터 이어진 유례없는 가뭄으로 국내 농산물 작황이 악화되고,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등 피해가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2일부터 이달 1일까지 한 달간 전국의 평균 누적 강수량은 5.8mm로, 평년 104.2mm의 5.6% 수준이다. 올 초부터 지난 3일까지 누적 강수량은 160.7mm로 평년(327mm)의 50%에 못 미친다.

지난 4~6일 전국적으로 최대 111mm의 비가 내렸지만 장기간 지속된 가뭄 해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처럼 가뭄이 지속되면서 농작물 생육 저하 등 피해가 확산됐고, 물가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1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농축수산물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0.2% 올랐다. 무는 56%, 풋고추는 36%, 마늘은 63%가 올랐고, 쪽파 86%, 깻잎 28%, 감자 55% 등 물가가 큰 폭으로 치솟았다.


이어 시금치 15.1%, 미나리 13.6%, 브로콜리 12.3%, 고사리 12.3%, 마늘 11.6%, 버섯 10.6%, 도라지 10.4% 등도 두 자릿수 오름세를 보였다.

가뭄으로 인해 밭에서 기르는 노지 작물 생산량에 타격이 온 모습이다. 특히 지난 4월 감자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5.4% 올랐는데, 5월 들어 상승 폭이 두 배 넘게 커졌다. 마늘 역시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아울러 가뭄으로 인해 공장 가동도 힘들어지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국내 3대 석유화학단지 중 한 곳인 충남 대산공산은 용수를 공급하는 인근 대호호 저수율이 30%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2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가뭄 현황. 붉은색이 가뭄 극심 지역이다. /사진=미국가뭄모니터(USDM)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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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가뭄은 국내만의 사정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비가 내리지 않아 지구촌 곳곳이 가뭄으로 신음하고 있다.


미국가뭄모니터(USDM)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미 국토의 49.3%는 가뭄 상태에 있다. 지난달 기준 북서부, 로키산맥 북부와 고원 평원에선 상황이 다소 나아지긴 했지만 남서부와 서부, 북동부 일부 지역에선 가뭄이 악화했다고 USDM은 전했다.


이에 미국은 전례 없는 야외 급수 제한 조치를 도입했다. LA에서는 야외 물 사용은 주 2회로, 스프링클러 가동은 8분으로 제한된다. 절수 지침 위반자는 최대 600달러(75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케냐, 소말리아,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에서도 4회 연속 우기에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40년 만에 가장 긴 가뭄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지역에서는 주요 작물이 메말랐고, 가축들도 물을 마시지 못해 곳곳에 쓰러진 채 방치됐다.


또 유럽연합(EU) 내 최대 밀 수출국인 프랑스에는 올해 들어 이례적으로 고온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밀 출하량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5월 중순까지 올해 누적 강수량은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도 지난해 가을부터 극심한 가뭄을 겪었고, 프랑스 남부도 사정이 비슷해 이 지역의 밀뿐만 아니라 옥수수, 해바라기 등 주요 농작물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됐다.

세계 2위 밀 생산국인 인도 역시 고온건조한 날씨로 밀 생산량이 급감했다. 인도 정부는 밀 수출을 금지하기에 이르렀고,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함께 국제 곡물 가격을 밀어 올리는 데 한몫했다.

유엔은 아프리카 북동부 가뭄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어린이 200만명이 굶어 죽을 위기에 처했다고 밝혔다. 이미 1500만명 이상이 심각한 수준의 기근에 시달리고 있고, 가축 300만마리가 폐사했다는 게 유엔의 설명이다.


유엔 기구들은 지난 6일 "소말리아에서 20만명 이상이 엄청난 기아에 직면한 상태"라면서 "하지만 올해 인도주의적 대응을 위한 모금은 목표액 18%에 불과하다"는 공동 성명을 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은 지난 7일 "전 세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만 계속 집중한다면, 아프리카 대륙 북동부의 '아프리카의 뿔' 지역 아동 사망자 수는 대폭발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나예은 기자 nye87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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