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연구팀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국내 연구진이 암에 의한 사망 원인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암(癌) 전이’를 촉진시키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제시하고, 이를 억제하기 위한 펩타이드 항암제를 발굴하는 데 성공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는 남정석 생명과학부 교수 연구팀이 암 전이 단백질인 ‘디스에드헤린’이 세포신호변환 메커니즘을 통해 암의 악성화 및 전이를 촉진한다는 것을 규명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향후 부작용이 적은 새로운 항암 치료 전략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암은 재발과 전이로 인해 치료가 어려운 질병으로, 암으로 인한 사인의 대부분은 ‘원발성’(어떤 장기에서 처음으로 발생)이 아닌 전이에 의한 필수 장기의 기능 장해에 기인한다. 암 전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암 전이에 대한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조직 분석을 통해 같은 환자의 정상 조직보다 암 조직에서만 디스에드헤린의 발현이 특이적으로 높다는 것을 검증했다. 이를 기반으로 대장암 마우스 실험을 통해 디스에드헤린 녹아웃 마우스(특정 유전자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도록 만든 생쥐)에서 종양 형성 및 침윤 억제를 확인했다.
디스에드헤린이 세포외기질(ECM, Extra Cellular Matrix)의 구조적 구성성분인 피브로넥틴(Fibronectin)과 결합해 암세포에 가해지는 물리적 힘을 증가시키고, 이로 인해 세포신호변환 메커니즘과 관련한 단백질이 활성화됨으로써 암의 악성화 및 전이를 유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또 이를 바탕으로 디스에드헤린이 피브로넥틴과 결합하는 부분의 아미노산 서열을 밝히고, 디스에드헤린-피브로넥틴의 결합을 방해하는 펩타이드를 발굴했다.
남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발현하는 디스에드헤린에 의한 암의 악성화 및 전이를 촉진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이를 억제하는 펩타이드를 발굴했다는 데 의의가 크다”면서 “향후 부작용이 적은 새로운 치료전략의 가능성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학 분야 상위 6.07% 국제학술지인 ‘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에 지난달 21일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팀은 또 신규 펩타이드 및 이를 포함하는 항암용 조성물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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