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인천항 화물 반출입량
10∼20%까지 '뚝'
수소가스 공급도 중단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민주노총 화물연대) 총파업 나흘째이던 지난 10일 오후 광주 서구 기아차 생산 공장 앞에서 카캐리어를 동원하지 못해 개별 운송하는 번호판 없는 완성차량이 화물연대 노조원들의 결의대회 장소를 지나가는 모습.(이미지 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총파업이 휴일인 12일까지 엿새째 이어지면서 물류 차질이 확산하고 있다. 파업 장기화로 전국 곳곳에서 물류 운송 차질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다. 강원, 충북, 충남, 제주 등 전국 건설 현장에서는 장기간 시멘트 운송 중단으로 공사 중단 사태가 우려된다.
화물연대는 이날 전국에서 파업 집회를 열고 화물 운송 노동자의 동참을 촉구하는 선전전을 벌였다. 강원에선 영월 한일시멘트 , 동해 쌍용씨앤이, 강릉 한라시멘트 정물 앞 등 세 곳에서 파업 집회가 이어졌다. 집회에서 물리적인 마찰은 발생하지 않았으나, 비조합원들이 운행을 꺼리면서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차량이 드나드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충북에서도 한일시멘트 단양공장, 성신양회 단양공장, 한일현대시멘트 단양공장 앞에서 집회가 열렸다. BCT를 이용한 시멘트 육로수송이 중단되면서 생산한 시멘트를 일시 저장하는 사일로가 가득 차 공장 가동 중단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일시멘트 측은 "사일로 만실이 임박해 완제품 생산을 위한 최종 공정이 불가한 상황에 직면했다"며 "다른 회사들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레미콘업체들도 시멘트 재고가 바닥나 공장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충남에서는 서산 대산공단 등 10여곳에서 파업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공주 한일시멘트는 파업 이후 물량 운송이 거의 중단된 상태다. 서산공단과 당진 철강회사 등은 임시 야적장에 물량을 쌓아놓고 있다가 급한 물량만 파업 집회나 차량 운행 감시가 끝나는 오후 9시 이후 새벽까지의 시간대를 이용해 물량을 실어 나르는 형편이다. 업체 측은 일단 급한 불은 끄고 있지만 내주 초까지 파업이 지속하면 정체 물량이 쌓이면서 비상 상황이 올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화물연대 제주지부는 제주항 6부두에서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데, 내륙지역에서 시멘트 등 자재 등이 들어오지 못하면서 건설 공사가 중단되고 있다. 제주에서는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필수인 골조 공사 현장의 경우 당장 13일부터 공사 중단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차 출하, 주요 항구의 컨테이너 반·출입에도 비상이 걸렸다. 기아 자동차 오토랜드 광명에서 5㎞ 떨어진 경륜장 주차장에는 수출용 완성차 300여대가 줄지어 주차돼 있다. 항구로 운송되지 못한 차량을 둘 곳이 없어지자 인근 주차장을 빌려 완성차들을 보관하는 것이다.
오토랜드 광명·화성 공장과 계약한 카 캐리어(차량 운반차) 200대 중 98%가 화물연대에 속해 있어 완성차 수송이 지연되고 있다. 부산항은 전날인 1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컨테이너 반출입량이 5167TEU로 지난달 같은 시간대의 4분의 1 수준(23.9%)으로 줄었다. 인천항 컨테이너 터미널의 화물 반출입량은 평상시의 10∼20%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인천항 컨테이너 터미널 장치장의 포화 정도를 의미하는 장치율은 81.1%로 지난달 평균인 79.1%보다 2% 포인트 더 높다.
조합원들의 산발 집회와 봉쇄 투쟁이 계속되는 경기 의왕 내륙 컨테이너 기지(ICD)의 하루 반출입물량은 평시의 1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소가스의 경우 충남 7개 공급처 가운데 대산에 있는 2개소가 물량을 밖으로 내오지 못해 대전 수소충전소 등에 공급을 중단한 상태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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