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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비비비] 반갑다! 천만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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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과격하지만 귀여운 마블리(마동석). 무심한 듯 세심한 구씨(손석구). 1000만명 관객을 돌파한 영화 ‘범죄도시2’ 주인공은 이른바 대세 배우다.


손석구는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를 통해 ‘추앙’ 신드롬을 일으킨 인물이다. 특유의 시크한 연기로 여성 팬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악역으로 출연했음에도 ‘범죄도시2’를 보기 위한 행렬이 이어진 이유다. ‘구씨 앓이’는 2022년 상반기를 강타한 문화현상으로 기록될 만하다.

마동석은 또 어떤가. 한국영화에 ‘마동석 장르’가 있다는 말이 괜히 나왔겠는가. 거대한 근육과 압도적인 힘으로 악의 무리를 단숨에 부숴버리는 인물. 하지만 약자에게는 한없이 부드럽고 따뜻한 순정남이다. 말보다는 주먹이 앞서는 마동석을 우리가 미워할 수 없는 까닭이다.


영화 '범죄도시2'가 누적 관객 천만 명을 돌파했다. 2019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이후 3년 만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로는 처음이다. 12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이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영화 '범죄도시2'가 누적 관객 천만 명을 돌파했다. 2019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이후 3년 만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로는 처음이다. 12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이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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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과 손석구는 철옹성과도 같았던 코로나19 장벽을 깨뜨린 주역이다. 2020년 1월, 이 땅에 코로나19가 상륙한 이후 한국 영화계에서 1000만 영화 탄생은 꿈의 영역이었다. 검증된 흥행 배우들이 출연해도, 할리우드 대작을 들여와도 1000만 관객 돌파는 어림없었다.


타인과 만나는 것 자체가 공포로 인식되던 시절이니 한가로이 영화관에 앉아 있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사회적인 거리두기 완화와 맞물려 영화관에도 생기가 돌기 시작하더니 마블리와 구씨의 팬덤을 토대로 유쾌한 반란이 실현됐다.

한국 영화가 10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은 2019년 5월30일 개봉한 ‘기생충’ 이후 무려 3년 만이다. 외국 영화로 범위를 넓혀도 2019년 11월21일 개봉한 ‘겨울왕국2’ 이후 2년 반 만이다. 1000만 영화 탄생은 영화계가 코로나19 한파에서 벗어났다는 시그널이다. 사실 2019년만 해도 1000만 영화 탄생은 신기한 일이 아니었다.


‘기생충’과 ‘겨울왕국2’를 비롯해 ‘어벤져스:엔드게임’ ‘알라딘’ ‘극한직업’에 이르기까지 다섯 편이 1000만 관객을 돌파할 정도였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역대 박스오피스에 따르면 ‘범죄도시2’ 개봉 이전을 기준으로 한국에서는 모두 25편의 1000만 영화가 나왔다. 그중 다섯 편이 2019년 한 해에 집중된 셈이다.


1000만 영화 시대는 코로나 팬데믹과 함께 급제동이 걸렸지만, ‘범죄도시2’를 계기로 불씨가 되살아났다. 6월에는 영화제에서 검증된 대작들이 연이어 출격한다는 점도 기대가 되는 대목이다.


칸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송강호)을 받은 ‘브로커’는 지난 8일 개봉했다.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작품이다. 배우 이지은(아이유), 강동원, 배두나 등이 열연했다. 칸이 감독상을 안겨준 ‘헤어질 결심’은 오는 29일 개봉 예정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박찬욱 감독의 작품이다. 탕웨이, 박해일 등 검증된 연기력의 배우가 출연했다.


1000만 영화 시대는 화려함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특정 영화에 스크린이 몰리는 독과점의 그늘이 대표적이다.


1000만 영화 시대의 숨은 주역이 외면받고 있지는 않은지도 생각해볼 부분이다.


현장 영화인의 고충에 조금만 귀를 기울여도 임금체불, 산업재해, 부당해고, 저작권 분쟁 등 현실적인 문제가 쏟아져 나올 것이다.


현장 영화인들이 신명 나게 일할 환경을 마련하는 것은 ‘영화계 훈풍’의 토대를 쌓는 일이다. 영화계 실핏줄이 살아야 할리우드 공세에 맞설 탄탄한 근육을 키울 수 있지 않겠는가.






류정민 문화스포츠부장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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