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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120달러 돌파...치솟는 美휘발유값 “지갑도, 연료탱크도 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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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120달러 돌파...치솟는 美휘발유값 “지갑도, 연료탱크도 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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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미 뉴저지주 노스 버겐에 거주하는 션 오헤어씨는 몇달 전부터 자동차 출퇴근을 포기했다. 치솟는 휘발유값과 주차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였다. 유가가 급등한 최근에는 운행 횟수마저 줄이기 시작했다. 그는 "1년 전 여름, 휘발유값이 갤런당 3달러대를 넘어섰을 때도 인플레이션이 심하다고 느꼈는데, 지금은 무려 5달러"라며 "앞으로도 더 오를 것 같아 한숨만 나온다"고 토로했다.


지갑도, 연료탱크도 비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40년 만에 최고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치솟는 휘발유값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미국의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95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3달러 선이었던 전년 동기 대비 62% 급등한 수준이다. 주요 주별로 캘리포니아는 6.390달러, 뉴저지는 5.032달러, 뉴욕은 4.988달러로 집계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16개 주의 자동차 운전자들이 갤런당 최소 5달러를 지불하고 있다"며 "차량에 따라 연료 탱크를 채우는 데 100달러 이상이 소요된다. 저임금 근로자의 세후 기준 14시간을 일해야 벌 수 있는 금액"이라고 전했다.


연료 부족으로 길에서 발 묶인 운전자들도 최근 들어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달 AAA가 접수한 연료 부족 호출 건수는 5만787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32% 증가했다. WP는 휘발유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이러한 곤혹스러운 풍경이 친숙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설문 조사 결과 운전자의 44%는 최근 가격 급등으로 인해 차량 연료탱크를 일부만 채우고 있다고 응답했다. 소득 5만달러 미만인 응답자의 경우 61%가 이 같이 답변했다. 온타리오에 위치한 퀸스 대학의 로저 웨어 교수는 "휘발유값이 더 오르면 더 많은 통근자들이 대중교통, 카풀로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휘발유값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JP모건은 오는 8월 미국의 일반 휘발유가 갤런당 6.2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통상 메모리얼데이 직후인 5월 말부터 노동절인 9월 초까지는 여름휴가 수요 등으로 인해 이른바 ‘드라이빙 시즌’으로 불린다. 특히 올해는 억눌린 여행 수요가 휘발유값 상승세를 부추길 것이란 관측이다. 일부 주에서는 8월 허리케인 변수도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휘발유값 상승 배경이 된 국제유가는 3개월 만에 배럴당 120달러를 다시 돌파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2.70달러(2.26%) 오른 배럴당 122.1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3월8일 이후 최고치이자 올 들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영국 런던의 국제 선물거래소(ICE)에서 브렌트유 8월 인도분 선물가격도 2.5% 오른 123.58달러로 마감했다.


특히 시장에서는 아직 유가가 고점이 아니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골드만삭스는 브렌트유 가격이 오는 7~9월 배럴당 14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올여름 원유시장이 걱정된다"며 "겨울에도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가가 다시 치솟자 인플레이션 우려도 재확산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8%대 인플레이션 책임을 묻는 목소리도 높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이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노동시장보다 미국인의 정신에 더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매장에 갈 때마다 사람들은 인플레이션을 보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오는 10일 발표된다.


이날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미 하원 세입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인플레이션 완화를 위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고율 관세를 일부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다만 그는 이러한 관세 인하가 치솟는 인플레이션 완화를 위한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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