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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의 안개③]“영화 안 보고 녹음…어떻게 썼을지 기대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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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송창식 일문일답
“성대 수술로 목소리 변해, 정훈희 설득에 새로운 도전”
“목소리, 새롭게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

가수 송창식은 정훈희와 함께 제75회 칸국제영화에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에 삽입된 OST '안개'를 불렀다. 그는 "55년전 목소리가 아닌 지금의 목소리로 녹음했기 때문에 예전 곡과는 다른 새로운 '안개'가 영화에 어떻게 쓰였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사진 = 윤진근 기자

가수 송창식은 정훈희와 함께 제75회 칸국제영화에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에 삽입된 OST '안개'를 불렀다. 그는 "55년전 목소리가 아닌 지금의 목소리로 녹음했기 때문에 예전 곡과는 다른 새로운 '안개'가 영화에 어떻게 쓰였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사진 = 윤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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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어질 결심’에 삽입된 ‘안개’를 정훈희 씨와 함께 불렀는데.

▲정훈희 씨와는 쎄시봉 시절부터 자주 호흡을 맞췄다. 게다가 ‘안개’가 명곡이잖나. 그 시절부터 종종 함께 부르곤 했다. 예전에 불렀을 땐 내 목소리가 뭐랄까. 야들야들하고 멜랑콜리한 느낌이었는데, 이번 녹음엔 굵어질대로 굵어진 목소리로 불러서 나로서도 새로운 시도였다. 사실 녹음을 안 하고 싶었다. 내 목소리가 예전 목소리가 아니지 않나. 그런데 정훈희 씨가 재차 설득을 해왔다. 우리가 가진 지금의 목소리로 취입 했으니 느낌이 자못 예전과는 다를 거다.


-'헤어질 결심'이 칸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축하할 일이다. 사실 녹음 전, 영화의 일부 장면만 봤기 때문에 전체적인 내용은 모른다. 영화제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해서 내용이 궁금하기도 했다. 박 감독은 나나 정훈희씨의 예전 목소리를 듣고 싶어하지 않았을까 했는데, 녹음 당일엔 새로운 목소리로 진행했음에도 좋다고 해서 기억에 남는다. 음악도 영화의 한 요소이니 박 감독이 적재적소에 활용하지 않았을까.

영화 '헤어질 결심' 스틸컷. 사진제공 = CJ ENM

영화 '헤어질 결심' 스틸컷. 사진제공 =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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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음악 작업은 이번이 두 번째다. 첫 영화작업인 ‘바보들의 행진’ 주제가였던 왜불러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이번 ‘헤어질 결심’도 그렇고 ‘바보들의 행진’도 그렇고 영화를 안 본 상태에서 녹음을 했다. 영화음악은 부르는 가수의 생각보다 연출하는 감독의 의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불러’의 경우도 사실 나는 주인공 병태의 러브송으로 생각하고 만든 노래였다. 달콤하고 뻔한 러브송 대신 파격적인 느낌으로 소화하고 싶어서 만들었는데, 하길종 감독이 그걸 장발 단속을 피해 병태와 영철이 도망치는 장면에 넣어 곡과 영화 스토리의 느낌을 극대화시켜 관객에게 각인시켰다. 그때 느꼈다,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고 음악 역시 감독의 의도에 맞게 전혀 다른 느낌으로 들릴 수 있다는걸. ‘헤어질 결심’의 박찬욱 감독도 어떻게 노래를 썼을지 기대가 된다.

- 두 차례의 성대결절 수술로 목소리가 많이 바뀌었다.

▲1976년에 한 번, 그리고 2017년에 한 번, 총 두 번 성대수술을 했다. 이게 어떤 의미냐면 그간 닦았던 목소리 자체를 잃는 거다, 연습을 통해 목소리를 다시 만들어야 하는데, 이때 만든 목소리는 예전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1976년 수술했을 때는 락을 하고 싶어 매일 4시간씩 소리를 질러대다 목이 망가졌었다. 그래도 나이가 젊었으니까 3년 정도 부단히 연습해서 괜찮은 목소리를 다시 만들었는데 지금은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수술 후 6년이 지났는데도 괜찮다 하는 소리가 안 나온다. 수술 말고도 6~7번 정도 발성을 바꾸긴 했다. 단계적으로 바꿔가면서 목소리로 가치관을 그려나갔다. 가수는 목소리를 내 마음대로 내서 노래를 불러야 하는데, 내 마음대로 목소리가 안 나오니 이젠 목소리에 맞게 노래를 불러야 하는 상황이다. 약간은 짜증나는 일이지만, 어쩌겠는가. 다만 이제 내가 70내가 4년 남았는데, 이 3년 안에 목소리가 제대로 돌아올지, 발성이 완성될지 그저 꾸준히 해보는 거다. 이게 안 되면 내 70대 노래는 사라지겠지. 하지만 가수는 어떻게 해서든 노래를 잘 부를 수 있게 해야 하니까 계속 목소리를 만드는 연습을 이어오고 있다.


가수 송창식은 정훈희와 함께 제75회 칸국제영화에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에 삽입된 OST '안개'를 불렀다. 그는 "55년전 목소리가 아닌 지금의 목소리로 녹음했기 때문에 예전 곡과는 다른 새로운 '안개'가 영화에 어떻게 쓰였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사진 = 윤진근 기자

가수 송창식은 정훈희와 함께 제75회 칸국제영화에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에 삽입된 OST '안개'를 불렀다. 그는 "55년전 목소리가 아닌 지금의 목소리로 녹음했기 때문에 예전 곡과는 다른 새로운 '안개'가 영화에 어떻게 쓰였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사진 = 윤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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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창식에게 음악이란 무엇인가.

▲타고 다니는 거다. 인생이라는 길에 음악을 타고 가는 것. 사실 난 유년시절 지휘자를 꿈꾸며 음악을 시작했지만, 대중가요로 와선 내 나름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뜻하는 바를 제대로 펼쳤는가에 목적을 두고 달려왔다. 어떤 형식과 틀에 맞춰 기량을 쌓고 인기를 얻는 건 내가 원하는 길이 아니었다. 내가 생각하는 음악, 그리고 예술을 향해 계획과 작전을 갖고 움직여왔다. 예전 목소리는 사라져 그 행보가 어렵고 힘들지만 지금도 계속 진행형이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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