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정부가 2일 이영상 경북경찰청장을 치안정감으로 승진 내정하는 인사를 단행하면서 오는 7월 임기가 종료되는 김창룡 경찰청장의 뒤를 이을 차기 청장 후보군은 사실상 전원 교체됐다. 차기 경찰청장 인사 구도 개편이 완전히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경찰청은 이날 이 청장을 치안정감으로 발탁했다고 밝혔다. 앞서 치안정감을 대폭 교체한 지 열흘 만에 추가로 단행된 승진 인사다. 앞서 경찰청은 지난달 24일 김광호 울산경찰청장, 윤희근 경찰청 경비국장, 우철문 경찰청 수사기획조정관, 송정애 경찰청 경무인사기획관, 박지영 전남경찰청장 등 5명을 치안정감으로 승진 내정하는 인사를 발표한 바 있다.
치안정감은 경찰 총수인 경찰청장(치안총감·1명) 바로 아래 계급이다. 국가수사본부장과 경찰청 차장, 서울·부산·경기남부·인천경찰청장, 경찰대학장 등 7개 자리가 있다. 이번 인사는 임기가 내년 2월말까지 보장된 남구준 국수본장을 제외한 치안정감 7명 가운데 6명을 교체했다는 걸 의미한다.
앞선 인사 발표 후 경찰 안팎에서는 경찰청장 임기가 7월 23일까지인 가운데 치안정감 승진 인사가 먼저 이뤄진 것에 대해 이례적이란 평가가 따랐다. 차기 경찰청장을 임명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란 얘기도 나왔다. 법률상 치안총감인 경찰청장은 치안정감에서 임명하게 돼 있다.
이날 인사 전까지만 해도 기존 치안정감 1~2명이 잔류해 차기 경찰청장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일 것이란 관측이 조심스레 나오곤 했다. 진교훈 경찰청 차장, 유진규 인천경찰청장, 최승렬 경기남부청장 등이 잔류 후보군으로 분류됐다. 특히 최 청장은 성남FC 후원금 의혹, 이재명 당선인 배우자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 굵직한 사건에 대한 수사 연속을 고려해 잔류할 가능성이 경찰 내부적으로 나왔다.
하지만 정부가 이날 이 청장을 추가로 치안정감으로 승진 내정하면서 기존 청안정감은 모두 물러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기존 치안정감들은 곧 시도 자치경찰위원회와 혐의를 거쳐 새로운 치안정감들의 보직이 발표되면 옷을 벗게 될 전망이다. 기존 치안정감들이 인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대기 발령 등 후속 인사가 있을 수 있으나 보직 인사 후 통상 경찰 조직을 떠났다.
다만 치안정감 중 경찰청장이 임명되는 점을 고려하면 7월 이후 치안정감 한자리가 공석이 될 수 있어 현직 중 1명이 잔류할 수 있을 거라는 관측도 여전히 존재한다. 치안정감 자리를 비워뒀다가 원포인트 인사를 할 수도 있지만, 전례가 없는 점을 고려한 전망이다.
새로운 치안정감들에 대한 보임 인사가 마무리되면 차기 경찰청장 임명 수순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이달 초중순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경찰 안팎에서는 김광호 울산경찰청장과 윤희근 경찰청 경비국장이 차기 경찰청장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편, 일각에서는 정부가 최근 연이은 인사권 행사로 경찰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려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현재 경찰청은 행안부 소속 외청이며, 경찰법에 따르면 경찰청장 등 총경 이상 인사 제청권도 행안부 장관이 갖고 있다. 앞서 김창룡 경찰청장인 최근 치안정감 인사에 청장 의견이 반영됐는지 여부에 대해 "구체적 내용을 말하기 어렵다"고 즉답을 피한 바 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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