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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통화 직접거래 1067% 급증…다극체제 전환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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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중국과 러시아 간 통화 직접 거래가 급격히 활성화되면서 글로벌 '다극체제(Multipolarity)' 전환에 속도가 붙는 분위기다. 미국을 중심으로 돌아가던 단극체제가 깨지고 미국과 중국, 러시아 중심의 질서가 정립되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과 러시아 간 월간 통화 거래량이 40억달러(약 4조9612억원)에 달해 전년 대비 1067%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는 러시아인들이 매장 진열대에서 사라진 서구 수입품과 국제 브랜드를 대체하기 위해 점점 더 중국산 제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신호"라면서 "중국은 미국과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위안화의 국제화 과정이 느려지고 있는 시점에 새로운 추진력을 만드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스베르뱅크 CIB의 유리 포포브 통화·금리 전략가는 "위안-루블 시장의 주요 주체는 기업과 은행이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면서 "모스크바 거래소의 현물시장 거래량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제재우려와 함께 러시아-중국 간 양자무역에서 자국통화 사용을 장려하려는 의도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5월 현재까지 모스크바 현물 시장에서 약 259억1000만위안(약 4조8091억원)이 루블과 교환됐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월에 비해 12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스티븐 치우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전략가는 "위안화 세계화로 인해 거래가 더 증가할 것"이라면서 "러시아는 위안화로 더 많이 거래하고, 보유고도 늘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달러-루블 거래량은 20일 이동평균 기준으로 10년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중이다. 루븡화 가치는 3월초~5월말 사이 미국 달러 대비 118% 상승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움직임은 일부 신흥시장에서도 호응을 얻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일부 석유 계약의 가격을 위안화로 책정할 계획이며, 인도는 루피-루블 지불 구조를 모색중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중비금을 다변화하면서 2020년 4분기 보유자산에서 달러비중을 59%로 낮춰 25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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