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백신 효과 저하 속 부스터샷 접종율 낮아
오미크론 등 새 변이, 취약계층 중심 집중 전파
60세 이상 사전예약자에 대한 코로나19 4차 예방접종이 시작된 25일 서울 강서구 부민병원에서 한 시민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2022. 4. 25 사진공동취재단 (초상권 동의 얻음)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고도 감염돼 사망까지 이르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제약사들이 주장하는 감염 예방 및 중증화 방지 효과가 '거짓말'이라는 증거일까? 그렇지 않다. 전문가들은 접종 후 시간이 지나가면서 보호력이 약해지고 있는 데도 3차 접종율(부스터샷)은 낮고, 오미크론 변이 등 전염력이 강한 변종들이 등장해 취약 계층을 중심으로 감염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각 주 보건 당국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오미크론 변이가 등장한 지난 1~2월 사이에 코로나19 사망자 중 백신 접종자의 비율은 42%나 됐다. 지난해 9월 델타 변이 확산 때의 23%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치였다.
전문가들은 낮은 부스터샷 접종율, 새로운 변이의 등장과 취약 계층의 집중 감염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최근 새로운 변이가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코로나19에 취약한 노인과 기저질환자 등 면역 저하자들 사이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실제 오미크론 변이 대확산시기에 사망한 사람 중 3분의2에 가까운 이들이 75세 이상의 노인들이었다. 하지만 델타 변이 확산 때에는 전체 사망자 중 75세 이상 비율은 3분의1 정도였다. 물론 보건 당국들도 이같은 상황을 예측해 75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예방 접종을 실시했지만, 백신이 기대보다 덜 효과적이었던 데다 이제는 시간이 흘러 보호력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 CDC도 예상된 결과라는 반응이다. 더욱 더 많은 사람들이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라 감염되면서 취약 계층에서 백신 접종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
특히 백신을 접종했어도 부스터샷, 즉 3차 접종을 맞지 않았다가 희생당하는 사람들이 많다. 캘리포니아주와 미시시피주의 경우 지난 1~2월 사이에 사망한 백신 접종 고령자의 4분의3이 3차 접종은 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된 것이 대표적 사례다.
WP는 오미크론 변이에 걸려 사망한 70세 노인 스콧 베넷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모험을 좋아하는 기업가로 스쿠버 다이빙과 자전거 타기를 좋아할 정도로 건강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초 부스터샷까지 맞았지만 접종 직후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났고 결국 지난 1월13일 사망하고 말았다. 부스터샷 접종 직전 마스크를 쓰지 않고 다른 사람과 접촉한 것이 화근이었다. 그의 아내는 "남편은 자기가 김염될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고 나도 그랬다"면서 "하지만 마스크를 반드시 코 위까지 쓰고 있었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전문가들은 3차 접종의 중요성 및 취약 계층에 대한 특별한 관리를 촉구하고 있다. 에리카 팬 캘리포니아주 방역전문가는 "백신은 여전히 우리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하고 오래 지속되는 도구 중 하나"라며 "백신 접종이 사망 확률을 85%이상 낮춘다는 데이터가 있지만, 나머지 15%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프리미엄아울렛인데 '1만9900원' 티셔츠만 '줍줍'...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