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온라인게임 던전앤파이터 개발사 네오플의 창립자이자 소셜커머스 업체 위메이크프라이스(현 위메프) 창업자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46)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시가 600억원대의 건물을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청년 사업가 시절이던 2009년에도 900억원 수준의 강남 빌딩을 매입해 주목받았던 터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30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허 대표는 지난 4일 지하 2층, 지상 6층 규모의 ‘엘유케이이511빌딩’ 건물과 주변 토지에 대한 소유권 이전을 완료했다. 이 부지는 청담동 명품거리와 인접한 ‘루카511’이라는 고급 레스토랑과 웨딩홀이 입점해 있는 곳으로 유럽풍 건물 구조와 도심속 가든, 옥상 테라스 등이 매력적이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공교롭게도 건물의 기존 소유자는 친문(친문재인) 인사 연루 의혹이 제기된 ‘우리들병원 불법대출 의혹’을 폭로한 사업가 신혜선(66)씨였다.
허 대표는 해당 건물을 경매를 통해 시세보다 저렴한 630억원에 매입했다. 토지면적 1529.4㎡, 건물면적 2917.22㎡짜리 이 부지의 감정가는 521억원. 최저매각가격은 336억원이었으나 허 대표 등 5명이 입찰해 낙찰가격은 감정가격을 훌쩍 넘긴 630억원(감정가의 120.86%)에 달했다. 청담동 A공인중개사 대표는 "주변 건물시세가 3.3㎡당 1억원에서 많게는 2억원 이상에도 거래되는데 3.3㎡당 약 7100만원에 건물을 가져간 건 행운"이라며 "명품거리 주변 상권은 코로나19 타격도 비껴간 최고의 입지"라고 설명했다.
청담동 건물은 상업용과 주거용이 결합된 형태다. 기존에 병원으로 썼던 5층(230㎡)과 스파시설로 사용한 6층(232.2㎡)은 일부 주거용으로 사용 가능하다. 현재 병원과 스파시설은 공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허 대표가 거주 목적으로 쓸지 여부에 대해 인근 부동산 전문가들은 그럴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청담동 B공인중개사 대표는 "이 정도 입지의 건물을 주거용으로 쓰면 오히려 가치를 떨어트리는 것"이라며 "최근 주택시장이 하락세지만 상업용 부동산 인기는 치솟는 분위기라 거주가 아닌 투자 목적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허 대표는 현재 삼성동에 위치한 17가구짜리 고급아파트 아펠바움에 거주중이다.
위메프 측은 허 대표가 청담동 건물을 매입했다는 사실을 모르는 눈치였다. 위메프 관계자는 "허 대표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지 오래라 회사로서는 알 지 못하는 일"이라며"해당 건물도 위메프 사옥이 모여있는 삼성동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했다.
1조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허 대표의 수백억원대 부동산 투자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30대 초반이던 2009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미래에셋타워 A·B동을 약 885억원에 매입해 큰 관심을 받았다. 2012년에는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맞은 편 토지를 660억원에 사들였고 2년 뒤 해당 부지에 위메프 사옥을 신축했다. 허 대표는 투자 부동산으로 매년 수백억원대의 임대료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 대표는 경영계에서 독특한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1995년 서울대 응용화학과를 입학한 허 대표는 2001년 네오플을 설립했다. 2005년 던전앤파이터를 출시하며 큰 성공을 거둔 허 대표는 2008년 넥슨 창업자인 고(故) 김정주 NXC 대표에 네오플을 3852억원에 매각했다. 돈방석에 오른 허 대표는 2009년 돌연 작곡을 공부하겠다며 미국으로 떠났다. 버클리음대로 유학을 갔다온 허 대표는 2009년 지주회사 원더홀딩스를 만들고 2010년 위메프를 설립했다. 2019년엔 넥슨 외부 고문으로 영입돼 게임개발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는 야구에도 관심이 많았다. 2011년 독립구단인 고양원더스를 창단했다.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등재된 투수인 필 니크로로부터 너클볼을 전수 받아 2013년 미국 독립리그의 한 팀에서 선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2019년 3월엔 프로야구 구단 키움 히어로즈의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으로 취임해 실질적인 구단주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갑질 논란’ 등 잦은 구설수에 오른 허 대표는 약 3년만인 지난 2월 키움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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