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미국의 화성 탐사 착륙선으로 '화성 지질학자'라는 별명을 가진 인사이트호가 마지막 임무로 스스로를 찍은 사진을 보내면서 침묵에 들어갔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인사이트호가 먼지가 잔뜩 낀 자신의 모습을 찍어 전송한 것으로서 사실상의 마지막 임무를 수행했다고 25일 밝혔다.
인사이트호는 2018년 11월 말 화성 적도 인근 엘리시움 평원 착륙 당시 5000w/h 용량의 태양광 발전기를 장착했었지만 현재는 표면에 잔뜩 낀 먼지로 인해 10분의1 정도의 전기만 생산 가능한 수준이다.
인사이트호는 2018년 화성 내부 지질 구조를 탐사하기 위해 발사됐으며, 지난 3년 반 동안 지진 감지 등 각종 과학임무를 수행해 왔다. 그동안 1300차례가 넘는 화진(marsquake)을 측정했고, 지난달엔 규모 5에 달하는 역대 최고 강도의 화진을 포착해 화성 지질 구조 연구에 기여했다. 그러나 직접적인 표면 먼지 제거 수단을 부착하지 않았다. NASA 엔지니어들은 지난해 모래를 뿌리고 바람을 쐬도록 하는 방법으로 먼지를 다소 제거하긴 했지만 이후에도 계속 먼지가 누적되면서 더이상 임무를 수행할 만큼의 전력 생산은 불가능해졌다.
인사이트호의 지진 감지기는 현재도 작동하고 있지만 이번 여름 내에는 꺼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NASA 측은 운이 좋아 전력이 예상보다 조금 더 오래 지속되거나 태양광 패널의 먼지가 바람에 의해 다소 제거될 경우 올해 말까지 약간의 임무를 더 수행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2018년에도 로버 오퍼튜니티(Opportunity)가 먼지 때문에 더 이상 발전이 불가능해지면서 연락이 끊긴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오퍼튜니티는 2004년 화성에 착륙한 후 예측 수명 90일을 훨씬 넘겨 15년 가까이 활동했지만 결국 먼지로 인해 가동이 중단됐다. 지난해 2월 화성에 도착해 동력비행에 성공한 인저뉴어티(Ingenuity) 헬기도 먼지의 위협에 활동 중단 위기에 놓여 있다. 인저뉴어티는 이달 초 모함인 로버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와 한때 연락이 끊겼다가 복원된 바 있다.
한편 다른 로버인 큐리오시티(Curiosity)와 퍼서비어런스는 핵추진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있어 먼지 걱정은 하지 않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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