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스토킹 살해범' 김병찬(35·남)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23일 오전 검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정진아) 심리로 열린 김병찬의 특정범죄가중법(보복살인)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명령 20년 등도 함께 구형했다.
검사는 이날 "이 사건 범행은 계획적 범행이고 수법이 잔혹하다"며 "범행 후 수사망을 피하고자 주도면밀하게 도주 방법을 연구한 점 등을 고려하면 계획살인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CCTV 영상에 따르면) 피해자를 (흉기로) 무차별적으로 찔렀고, 피해자가 바닥에 주저앉아 더이상 저항하지 않자 도주하려다 다시 돌아와 찔렀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병찬 측은 계획적 범행이 아닌 '우발적 범행'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변호인은 "큰 고통을 받는 유가족에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면서도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집행유예 이상의 전과 및 동종 전과가 없는 점, 우발적으로 살인에 이르게 된 점 등을 양형에서 고려해달라"고 선처를 구했다. "전자발찌는 신체의 자유 및 사생활의 자유를 중대히 제한하므로, 재범의 위험성을 엄격히 판단해야 한다"며 전자발찌 부착명령을 기각해달라고도 했다.
김병찬은 최후진술에서 "사람이 해선 안 되는 최대의 범죄를 저질렀다. 제가 한 것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크게 벌을 내리시더라도 다 감당할 것"이라며 "계속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겠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날 유족 측은 재판부에 '사형선고'를 호소했다. A씨의 아버지는 재판부에 발언권을 요청해 "(큰딸이) 칼에 찔리고도 경찰에서 받은 스마트워치로 구조 요청을 했지만,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고 고통 속에서 쓸쓸히 죽어갔다"며 "살인마는 너무도 착한 딸의 귀하고 아까운 목숨을 잔인하게 빼앗고도 사선 변호인을 선임해 우발범죄를 운운하며 형을 깎아내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A씨의 어머니도 "'5월 가정의달'이 이렇게 잔인한 달로 돌아와 가슴을 저미는 중"이라며 "큰딸이 (준비)해오던 어버이날을 남은 동생들이 대신해 언니가 하던 대로 챙기는 모습 보고 있자니 마음이 짠하고 슬퍼진다"고 울먹였다. 또한 세상의 딸들을 위해서라도 한 가정을 파괴한 김병찬의 행위를 엄벌해달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병찬은 지난해 11월19일 서울 중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30대 여성 A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20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11월까지 A씨의 집에 지속해서 무단 침입하고 감금·협박한 혐의도 받는다.
살해 당시 A씨는 김병찬을 스토킹 범죄로 4차례 신고해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던 중이었고, 김병찬은 법원으로부터 접근금지 등 잠정 조치를 받은 상태였다. 재판부는 내달 16일 오후 1시50분 선고하기로 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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