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UFO는 국가 안보 위협…정체 규명 총력"

사상 첫 의회 청문회 개최
미 국방부 '모든 수단 동원' 계획 밝혀

CIA가 공개한 UFO 추정 사진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미국 국방부가 1970년 미국 공군이 미확인비행물체(UFO)의 국가안보 영향을 조사한 ‘블루북 프로젝트’를 마무리 한 뒤 50년 만에 처음으로 청문회를 열었다. 총 400여건에 달하는 미확인비행현상(UAP)을 소개한 미 국방부는 그동안 존재 여부ㆍ정체가 확인되지 않았던 UFO를 추적하기 위해 가능한 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로날드 몰트리 미 국방부 정보ㆍ안보담당 차관은 17일(현지시간) 미 하원 정보위원회가 개최한 청문회에 출석해 "현재까지 조사 결과 UFO가 외계 생명체의 소행이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는 없었다"며 "다만 ‘비밀리에 개발 중인 미국의 항공기’라는 설도 미군 각 조직ㆍ부서에 확인한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거된 UFO 추정 물체의 잔해나 수중 인양 작업 등에 대해선 비밀로 분류됐다며 비공개로 증언을 해 자세한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다. 이날 청문회는 개정된 국방수권법에 따라 미 국방부가 UAP 조사 기구를 설치하고 연 1회 보고서, 연 2회 청문회 브리핑을 의무화하면서 열린 첫 번째 청문회였다.

청문회에선 20년 전 UFO를 목격한 해군 조종사로 현직 미 해군 정보국 부국장인 스콧 브래이가 UFO 목격 비디오와 일부 정체가 밝혀진 사례를 공개해 관심을 끌었다. 그는 시기ㆍ장소를 밝히지 않은 채 해군 조종사가 촬영한 2초 가량의 동영상을 공개했는데, 바다 위로 작은 원 모양의 물체가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모습이 답겼다. 브래이 부국장은 "보통의 미군 비행기는 이렇게까지 빠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반면 원뿔형 UFO로 알려진 동영상에 대해선 부인했다. 그는 "원뿔로 보인 이유는 야간 투시경 고글을 통과한 빛이 카메라에 찍힌 결과"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UFO나 외계인을 봤다는 목격자가 끊이지 않았지만 그동안 공식적으로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가 2017년 12월 미 국방부가 비밀리에 UFO 분석 부서를 운영했고 2004년 이후 해군 조종사들이 3개의 선명한 UFO 영상까지 촬영했다는 사실을 폭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는 2019년부터 국방수권법을 연달아 개정해 정부의 UFO 조사 및 보고서 작성을 의무화했다. 2021년 미 국방부는 공식 보고서를 통해 ‘UFO는 물체’라는 점을 인정하고 UAP가 국가 안보에 위해가 될 수 있다며 조사 및 대책 마련에 나서기로 한 바 있다.

몰트리 차관은 "(새로 설치된 전담 부서를 통해) UFO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민ㆍ관을 막론한 잠재적 혁신 기술이나 플랫폼을 모두 활용하는 한편 동맹 또는 파트너들과도 손을 잡고 UAP의 정체를 밝히려는 노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물리학, 광학, 기상학, 금속공학 등 필요한 부분의 민간 연구자들과 함께 미국 정부 기관ㆍ부서의 정보 전문가들, 미 국방부 전문가들 등을 총동원해 UFO의 실체 파악에 나설 방침이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